그린피스 유럽연합 2040 감축 계획 비판, "과학적 경로에 부합하지 않아"

▲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의회에서 13일(현지시각) 표결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제 환경단체가 유럽연합(EU)이 확정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글로벌 기후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각) 그린피스는 유럽연합의 2040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다.

앞서 11일(현지시각) 유럽의회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럽 환경 장관들이 합의해 제출한 2040년 감축 계획을 승인했다.

유럽연합의 2040년 감축 계획은 1990년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문제는 유럽연합이 감축 계획을 승인받기 위해 보수정당들과 타협하는 과정에서 90% 가운데 5%는 탄소 상쇄를 통해 이행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는 것이다.

탄소 상쇄란 직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흡수원을 조성하거나 탄소 포집 등을 통해 배출된 온실가스 양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조치를 말한다.

주로 실적을 인증받아 발행된 탄소 크레딧을 통해 탄소 상쇄가 이뤄진다. 직접 감축이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감축 효과가 있는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 크레딧을 유럽 외 지역에서 진행한 국제 감축 사업을 통해서도 확보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에바 코럴 그린피스 유럽연합 기후 캠페인 담당자는 "이번 기후 목표는 서류 상으로만 탄소 오염을 90% 감축하는 것일 뿐 허점과 단서가 너무 많아 실제로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기후위기라는 실존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진정한 집단적 행동보다는 자국 산업에 대한 예외 조항에 더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유럽연합 기후변화 과학자문 위원회도 유럽연합이 세운 목표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경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경고를 내놨다.

코럴 담당자는 "실제 홍수, 가뭄, 화재, 폭풍 앞에서 예외 협상과 엉터리 탄소 장부 기록은 아무 소용이 없다"며 "유럽연합은 재앙적인 기후 재난을 직접 겪게 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