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기술수출로 9조 '대박', 이상훈 '뇌혈관 플랫폼' 확장 여지 있다

▲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목표로 제시한 플랫폼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글로벌 빅파마와 연속적으로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회사의 정체성을 ‘약물 플랫폼 기업’으로 확고히 다지고 있다. 

혈뇌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GrabBody)’ 기술을 앞세워 GSK, 사노피에 이어 미국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논의까지 진행되면서 플랫폼 사업화 전략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며 플랫폼 기술의 확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술은 올해 4월 GSK와 체결한 최대 4조1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 이어, 이번 일라이릴리와의 계약에서도 최대 3조8천억 원에 이르는 대형 딜로 평가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셔틀 기술을 놓고 모두 3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처음은 사노피로 2022년 총 1조220억 원 규모로 현재까지 총 3건으로, 누적 최대 계약 규모는 9조 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에이비엘바이오가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닌 플랫폼 기술 자체로 기업가치를 쌓는 구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계약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일라이릴리가 그랩바디 플랫폼을 치매•파킨슨 등 중추신경계(CNS) 질환뿐 아니라 근육질환 영역으로 확장해 활용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이다. 

그간 BBB를 넘는 약물전달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 년간 풀지 못한 난제로 꼽혔는데,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 CNS를 넘어 다양한 질환군으로 확장될 수 있는 근거가 확인된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실적 개선 전망도 밝아졌다.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수령하는 선수금만으로도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물론 이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추가적 계약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술 수출계약은 선급금 이후 기술 단계에 따라 일회성 비용을 받는다. 실제 시장에서도 올해 에이비엘바이오의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지만 내년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보는 이유기도 하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16억 원, 영업이익 1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204.16%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수출로 9조 '대박', 이상훈 '뇌혈관 플랫폼' 확장 여지 있다

▲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기술수출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급금 등의 일회성 비용으로 2026년에는 매출 668억 원, 영업손실 252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상훈 대표가 올해 4월 제시한 ‘플랫폼 사업화 선언’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당시 “에이비엘바이오를 단일 신약 개발 회사가 아닌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글로벌 알테오젠과 유사한 기업 모델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최근 계약 흐름이 이를 현실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테오젠의 경우 플랫폼 기술 기반으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확장성이 넓어졌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라이릴리가 2025년 다양한 모달리티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번 계약과 관련해 중추신경계(CNS)가 아닌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타깃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추가 기술 이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근육을 타깃해 셔틀 활용 가능성도 있다”며 “12월 아이오니스 논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