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말 출시 후 흥행에 성공한 뱀피르를 제외하면 게임업계 3분기 흥행 신작이 부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작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기존 지식재산(IP)의 유무가 실적을 가른 주요 요인이 됐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는 사실상 ‘신작 공백기’로 평가될 정도로 흉작이었다. 상반기 주요 기대작의 출시가 마무리된 이후 대형 신작이 거의 없었고 흥행에 성공한 타이틀도 드물었다.
넷마블은 8월26일 출시한 신작 ‘뱀피르’가 기대 이상의 흥행에 성공하며 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세나리버스)’의 글로벌 성과도 반영됐다. 넷마블의 3분기 매출은 6960억 원, 영업이익은 90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7.5%, 38.8% 증가했다.
반면 다른 주요 게임사들은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넥슨은 3분기 매출 1조1147억 원, 영업이익 3524억 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 27%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기록적인 흥행을 거둔 데 따른 역기저 효과가 이어졌고 3분기에 실적 상승을 이끌만한 신작도 없었다.
엔씨소프트도 3분기 매출 3600억 원, 영업손실 75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신작 출시가 없는 가운데 주력 모바일 게임의 매출이 10%가량 줄어들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3분기까지 부진할 것”이라며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언급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9월 신작 ‘가디스 오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 줄어든 1275억 원, 영업손실은 54억 원을 기록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은 신작이 나와야 가능하다”며 “내년 상반기 실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보수적 가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컴투스도 상황이 비슷했다. 기대작 ‘더 스타라이트’의 흥행이 부진하면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601억 원, 영업손실은 19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7.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전환했다. 남재관 대표는 “올해 목표로 내건 두 게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반드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은 크래프톤 본사 사옥.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신작 부재에도 기존 흥행작으로 버티며 선방했다.
크래프톤은 핵심 수익원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PC·콘솔 버전 매출이 안정세를 유지하며 3분기 매출 8706억 원, 영업이익 348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 8% 증가한 수준이다.
시프트업 역시 주요 IP인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프트업의 3분기 매출은 755억 원, 영업이익은 4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0.1%, 39.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신작의 출시가 잇따라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올해 3분기에는 신작 공백이 컸다”며 “결국 내년 상반기 대형 타이틀의 성적이 시장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