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윤석환 대표이사의 과제가 구체화됐다.
어깨가 무거워진 윤석환 대표는 해외 식품 사업의 성장 가속화와 바이오 사업부문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춤하는 국내 식품과 그린바이오 사업의 반등도 과제로 꼽힌다.
11일 CJ제일제당은 3분기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연결기준 매출 4조5326억 원, 영업이익 2026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25.6% 줄어든 것이다.
10월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의 입장에서는 취임 전 회사의 현 상황을 받아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 사업부문은 국내 식품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외 식품이 매출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식품은 매출 1조4554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성장했다. 미주와 일본, 중국, 유럽, 오세아니아 등 진출한 모든 해외 지역에서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미국에서 GSP(글로벌전략제품), 일본에서 만두 등 주요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시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에서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성장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식품 사업은 계속되는 내수 경기 침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 줄었다. 내수 경기 침체는 식품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문제이다. 특히 높은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사업부문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9794억 원, 영업이익 2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72% 줄어든 것이다.
▲ CJ제일제당이 3분기 해외 식품 사업의 호조 속에 국내 식품과 바이오 사업부문에서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었다.
트립토판과 알지닌, 핵산 등 고수익 제품의 경쟁이 심화되며 가격 하락과 함께 이익이 축소됐다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 그린바이오 시장의 호황으로 이번 분기 높은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환경에 매 분기 높은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2분기 바이오 사업부문은 영업이익 1024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성장했다. 이때 대형 아미노산 업황 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가와 자회사 CJ셀렉타의 판매가격 상승이 이익 확대의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3분기에 들어서는 바이오 사업의 핵심인 아미노산의 경쟁 심화와 유럽 내 라이신 시황 부진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 천연 조미소재인 ‘테이스트앤리치’(TasteNRich)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생산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둔화했다.
바이오 사업부문은 이러한 그린바이오 시황 의존을 줄이기 위해 고수익 스페셜티 아미노산 제품과 테이스트앤리치, 플레이버앤리치(FnR) 등 영양 성분 솔루션 사업의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이러한 제품들의 매출 총합은 2020년 1분기 약 74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약 1861억 원으로 늘었다. 전체 바이오 사업부문에서 비중 또한 같은 기간 11%에서 19%까지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글로벌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부문은 신사업인 테이스트엔리치의 신규 수요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