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가 3분기 본업 실적 후퇴에도 자회사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부진한 본업 실적을 놓고 3분기 추석 시점 차이 등으로 대형마트 업계 부진이 예고됐던 가운데 신규점 호조를 바탕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 '희비' 본가지 후퇴·곁가지 호조, 한채양 '트레이더스'가 체면 살렸다

▲ 이마트의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후퇴한 가운데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최대 대목 추석이 포함된 4분기 본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한채양 사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까지 3분기 부진을 벌충하고 올해 본업의 연간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이마트 실적발표 IR자료를 종합하면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가 3분기 이마트 연결 영업이익 개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4008억 원, 영업이익 1514억 원을 거뒀다. 2024년 3분기보다 매출은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35.5% 증가했다.

다만 한채양 사장이 이끄는 이마트 본업 부문인 별도기준 실적을 보면 3분기 매출 4조2738억 원, 영업이익 1135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이마트가 이날 분기 실적을 공개한 주요 자회사들도 대부분 3분기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과 G마켓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57억 원, 64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한 SCK컴퍼니도 원두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9.6%(64억 원) 줄었고, 이마트24는 적자 규모가 1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신세계프라퍼티가 3분기 영업이익 395억 원을 내 1년 전보다 348억 원 증가했다. 이밖에 신세계푸드와 조선호텔이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5억 원, 26억 원 늘렸다.

별도기준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트레이더스)이 지난해 3분기보다 11.6% 증가한 영업이익 395억 원을 내며 본업 이익 감소 폭을 줄였다.

하지만 이마트 별도기준 총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할인점(이마트)사업부는 3분기 영업이익이 548억 원으로 2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은 3.4% 감소했다.

다만 이마트 할인점사업부의 3분기 성적을 놓고는 ‘선방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

3분기 대형마트 업계 실적 후퇴는 이미 예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이었던 최대 대목 추석이 올해 10월에 자리한 데다 3분기(7~9월)에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된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는 제외됐다. 소비쿠폰의 약 40%가 대중음식점에서 쓰여 대형마트 장보기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과 8월, 9월 1년 전과 비교한 국내 대형마트 월별 매출 감소율은 각각 2.4%, 15.6%, 11.7%에 이르렀다. 

3분기 롯데마트·슈퍼의 경우 영업이익이 71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5.1% 감소했다.

올해 잇달아 출점한 신규 점포들도 3분기 이마트 수익성 방어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지난해 3년 만에 신규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2월 트레이더스 서마곡점, 4월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9월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여는 등 공격적 출점 전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과 구월점은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8~9월 사업부별 기존점 신장률을 보면 할인점이 -8.4%, 트레이더스가 -7.8%를 기록한 반면 신규점을 포함한 전체 신장률은 할인점 -6.2%, 트레이더스는 0.4%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올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접목한 매장으로 새단장(리뉴얼)한 할인점 매장들도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스타필드마켓’으로 새단장해 6월 개점한 일산점은 1년 전보다 매출이 66%, 7월 문을 연 동탄점은 18%, 경산점은 21% 각각 신장했다.
이마트 '희비' 본가지 후퇴·곁가지 호조, 한채양 '트레이더스'가 체면 살렸다

▲ 트레이더스 구월점 외관. <이마트>

한 사장은 점포 신설과 리뉴얼에 필요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 등 다른 업태들의 통합 매입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단일 매입 규모를 키워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가격에 재투자해 집객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3분기 부침을 겪긴 했지만 온라인으로 기우는 유통시장에서 이마트는 올해 들어 본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이마트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6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증가했다.

이마트는 3분기 별도 실적을 놓고 “추석 시점 차이 등의 일시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속 추진해 온 수익성 강화 기조가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성적표 앞에 두고 내놓은 평가다. 그럼에도 이날 이마트가 공시한 10월 영업실적을 보면 이 같은 자평에도 힘이 실린다. 

추석 연휴가 포함된 10월 이마트 할인점의 기존점 신장률은 15.6%, 트레이더스는 19.2%에 이르렀다. 1~9월 할인점과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신장률은 각각 -2.3%, 0.2%였다.

한 사장은 2023년 9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두루 이끄는 통합 대표에 올랐다. 그가 대표에 오른 2023년 이마트는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2950억 원에서 매년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1218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영업익이의 경우 퇴직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616억 원으로 2023년보다 39%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이 올해 이마트 본업의 연간 수익성을 본격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연간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10일 기준 3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