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이 사장 인선을 본격화한다. 한수원 새 사장으로 여러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수원 사장 인선에는 원전의 안전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가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1일 원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수원은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구성을 논의한다.
임추위가 구성된 뒤 사장 공모를 시작으로 차기 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주호 전 사장이 지난 9월에 사퇴한 이후 2개월 만에 차기 사장 인선 작업이 진척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 박원석 원자력산업정책연구원장(왼쪽)과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한수원 사장 인선은 사장 공모 이후 서류심사, 면접,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추천, 한수원 이사회 의결, 주무장관의 제청, 대통령 임명 등 절차를 거친다.
공기업 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 진행에는 통상적으로 2~3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한수원 사장은 빨라야 내년 1월 이후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거명되는 유력한 한수원 사장 후보로는 박원석 원자력산업정책연구원장,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등이 있다.
박원석 원장은 1959년생으로 서울대 원자력공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신시내티대에서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근무하며 2019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장까지 올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원전산업정책연구센터장을 거쳐 2025년 2월부터 원자력산업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이정윤 대표는 1960년생으로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충남대에서 기계설계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전KPS, 한국원자력연구원, 캐나다원자력공사, 한국전력기술 등에서 30년 동안 현장 정비 및 원자로 연구, 설계 개발 등 업무를 맡았다.
한병섭 소장은 1967년생으로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핵공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에서 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원자력안전방재 연구소 이사,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정윤 대표와 한병섭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당시 후보 직속 ‘기후대응위원회’에서 각각 공동위원장단,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다. 기후대응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는 현재 기후에너지부 장관인 김성환 의원이 참여하기도 했다.
▲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왽쪽)과 박기영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황주호 전 사장 이전에는 주로 관료 출신이 한수원 사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번 한수원 사장 인선에서도 관료 출신인 박기영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후보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박 전 차관은 1965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34회 행정고시에 합격에 공직에 입문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차관을 신설할 때 발탁돼 첫 에너지 전담 차관으로 일했다.
지난 한수원 사장 인선 때도 주요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됐으며 올해 대선 때는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성장전략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전과 달리 한수원 차기 사장 후보로 이 대표와 한 소장 등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원전의 안전 문제에 목소리는 높여 왔던 인물들이 유력 후보로 거명되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수원 사장 인사에서는 안전을 중시하며 원전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수원의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부의 김 장관 역시 원전과 관련해 안전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0월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전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원전이 99.99% 안전하다고 해도 그 0.01% 때문에 원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