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민 CJCGV 대표이사가 1년 동안 적자 극장 폐점과 희망 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등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 CJCGV >
10일 극장 업계에 따르면 임기 2년차를 맞은 정종민 대표는 그동안 추진하던 국내 사업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고 기술특별관 사업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CJCGV가 폐점한 극장은 올해만 12군데다. 희망퇴직도 5월과 9월 2번이나 시행했다. 일부 부서를 두고는 통폐합도 이루어졌다.
그 결과 적자 영화관 폐점과 인력 감축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국내 극장 사업의 영업손익은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민 대표의 임기 1년차 주요 과제였던 체질개선은 올해 안으로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CJCGV 관계자는 “올해만 해도 적자 사이트 12개를 정리했다”며 “체질개선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4분기에는 대작 영화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민 대표가 국내 영화관 사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임인 허민호 대표 시절 CJCGV는 영화관 내 클라이밍장 ‘피커스’를 만드는 등 영화관 산업 침체 속에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피커스는 현재 지점 3개에 그치는 등 그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CJCGV는 또한 영화 라인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대체 콘텐츠인 ‘ICECON’ 브랜드를 육성했다. 그러나 올해 KBO(한국프로야구)의 흥행에도 CJCGV 실적에 돌아오는 수혜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정종민 대표는 이제 회사의 외부 요인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JCGV는 4분기 영화 ‘아바타3’와 ‘주토피아2’, ‘위키드2’ 등 대형 작품에 힘입어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CJCGV가 자회사 CJ4D플렉스로 영위하는 기술특별관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 영화 극장 개봉 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개까지 일정 기간을 두는 제도인 ‘홀드백’의 법제화 움직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처럼 국내 영화관 사업을 위해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본 상황에서 정 대표의 눈길은 자회사 CJ4D플렉스를 통해 영위하는 기술특별관 사업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CJ4D플렉스는 AMC와 시네마크 등 세계 5대 극장 체인과 모두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해외사업을 키우고 있다.
3분기 CJ4D플렉스는 영업이익 3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빠진 실적이지만 마케팅과 스튜디오, 시스템 등 전략적 비용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CJCGV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해외 극장 사업도 호실적을 보였다. 베트남 법인은 영업이익 147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4% 늘어난 것이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성장한 영업이익 34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 중간 지주사인 CGI홀딩스의 매각이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CJCGV의 연결 실적에서 제외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정종민 대표로 하여금 국내 영화관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며 CJ4D플렉스르 성장을 모색하는 지금의 전략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