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인공지능 비서 '시리' 기능 업그레이드에 구글의 기술을 도입할 계획을 두고 있다. 애플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구글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의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의 여러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리' 홍보용 이미지. <애플>
핵심 연구개발 인력 이탈을 비롯한 문제로 애플 자체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이 충분히 발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이 다른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회사 내부에서 구글 인공지능 모델을 애플의 10번째 인공지능 모델로 바꿔 부르고 있다는 정황이 근거로 제시됐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에 연간 10억 달러(약 1조4543억 원)를 내고 인공지능 모델을 들여와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구글 인공지능 모델이 애플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보다 훨씬 우월하기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성능 지표인 파라미터 기준으로 애플은 현재 1500억, 구글은 1조2천억 정도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자존심을 꺾고 구글의 기술로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구글에 의존을 벗어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애플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런 목표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플에서 근무하던 핵심 인공지능 연구진이 잇따라 다른 회사로 이동한 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애플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구글 인공지능 기술에 의존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통신모뎀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려 했으나 기술 개발이 늦어져 결국 퀄컴에 수 년을 더 의존해야만 했던 일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내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를 재편해 내놓을 계획을 두고 있다. 초반에는 구글의 기술이 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