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연료가 간접 배출량까지 고려하면 화석연료보다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포트아서에 위치한 바이오연료 공장. <연합뉴스>
국제 교통환경단체 T&E는 10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영국 에너지 컨설팅사 세룰로지에 의뢰해 작성한 바이오연료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바이오연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같은 양의 화석연료보다 16%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바이오연료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바이오연료 원료 확보를 위한 경작지 확대나 산림 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까지 고려한 결과였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약 3200만 헥타르가 바이오연료용 작물 재배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이탈리아 국토 전체 면적과도 맞먹는 넓이다. 이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연료는 전 세게 운송 에너지 수요의 약 4%를 충당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연료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2030년에는 바이오연료 작물 재배 면적은 약 6천만 헥타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T&E는 "이 토지의 단 3%만 태양광 발전에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며 "바이오연료의 간접 탄소 배출로 인해 2030년까지 약 70메가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추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경유차 약 3천만 대가 배출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T&E는 바이오연료가 수송부문의 주력 대체연료가 될 수가 없다며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안 델라니 T&E 바이오연료 캠페이너는 "바이오연료는 기후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농업과 자연의 균형을 악화시키는 잘못된 선택"이라며 "정부는 작물 기반 바이오연료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동화와 효율성 개선에 공공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연료를 활용하면 선박 탄소 배출량을 약 65% 이상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규정하고 있다.
T&E는 한국 정부의 규정은 전생애주기에 걸친 배출량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숙 T&E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총괄은 "한국은 탄소감축을 위해 도입하려는 선박용 바이오연료 중에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팜유, 대두유 등 1세대 바이오연료를 제외하고 폐기물 기반 바이오연료 공급망 투명성과 품질을 입증할 수 있는 인증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