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한국 해운 탈탄소화 글로벌 기준에 뒤처져,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 기후솔루션이 5일 '탄소중립 시대, 국내 해운사는 준비되었는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해운산업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탈탄소화 기조에 접어든 세계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탄소중립 시대, 국내 해운사는 준비되었는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에 세계 100대 해운사의 ESG 공시 및 감축 현황을 비교·분석해 한국해운업계의 탈탄소화 대응 수준을 평가한 결과를 담았다.

분석 결과 한국 탱커선의 약 16%는 국제해사기구(IMO) 탄소집약도지수(CII)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급을 받았다. 벌크선도 4척 가운데 1척 비율로 D급 이하로 분류됐다.

국제해사기구 규정에 따르면 특정 선박이 3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1년 이상 E등급을 받으면 선사는 시정조치 계획 등을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다면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

또 탄소집약도지수는 매년 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추가 조치 없이 해운사들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 선박을 운항한다면 등급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평가 결과를 두고 한국 해운사들은 감축 계획만 있고 실질적 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선사들은 탄소감축 로드맵, 국제해사기구 규제 대응 계획 등 전략·공시 부문에서 평균이 넘는 점수를 받았지만 실제 감축 수단에 해당하는 대체연료 추진선 도입, 친환경 연료전환 일정, 이중연료선 개조 계획 등 이행 관련 정보는 매우 부족했다.

또 분석 대상 주요 국내 선사 가운데 대체연료 사용 비율을 명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고 연료소비량, 배출량 등 기초 데이터 공개 수준도 낮았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이런 분석 결과를 두고 "한국 해운의 구조적 문제"라며 "공시와 이행 간의 격차가 클수록 실제 탄소 비용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주은 기후솔루션 해운팀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 중기조치 채택이 미뤄졌다고 대응을 늦출 수는 없다"며 "한국 해운업계는 이번에 국제해사기구 넷제로프레임워크 1년 유예 기간을 잘 활용해 탄소집약도지수, 운항최적화 등 단기 조치와 연료전환 등 장기 전략을 즉시 이행하고 비용과 시장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