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이 연기됐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제2롯데월드를 직접 보여준 뒤 여론을 수렴해 임시개장 승인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임시개장이 또 늦춰져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늦어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생일(음력 10월4일) 이전에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서울시 “시민이 점검하게 하겠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 동의 안전성을 시민이 먼저 점검한 후 임시개장 승인을 최종결정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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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
서울시는 롯데그룹이 제출한 임시사용승인 신청서와 안전 교통분야 보완서를 검토해 적합판정을 내렸다. 사실상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민들이 여전히 불안해하는 상황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롯데그룹이 관계법령에 맞게 보완조치를 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이번 결정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체험을 통해 안전을 점검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열흘 동안 제2롯데월드의 임시개장 예정구간을 개방해 시민, 전문가, 언론인들이 안전성을 점검하게 한다. 시민 등의 점검은 오는 6일부터 열흘 동안 진행된다.
서울시는 또 이 기간 동안 시민이 참여하는 종합방재훈련 등 각종 안전 및 교통점검을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앞서 시민자문단은 제2롯데월드의 종합방재실 운영과 재난유형별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화재 테러 화생방 등 재난유형별 훈련이 불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 주차장 예약제와 주차 유료화 등 차량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교통수요 관리대책을 시행해 제2롯데월드의 준비상황과 주변 교통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하루 이틀 준비기간을 거쳐 당장 이번 주말부터라도 현장견학을 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2롯데월드에 지난 40개월 동안 4만 명이 견학한 만큼 준비에 어려움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 롯데 “아쉽지만 최선 다하겠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는데도 임시개장이 연기돼 답답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유보 결정으로 제2롯데월드의 9월 임시개장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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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적한 사항을 철저하게 보완했는데도 임시개장 승인이 미뤄져 아쉽다”며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서울시가 임시개장에 대해 사실상 적합판정을 내린 만큼 열흘 동안의 시민점검만 끝나면 임시개장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에 앞서 서울시가 지적한 82개 보완과제를 모두 이행했다. 롯데그룹은 또 임시개장의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의 지하화도 수용했다.
제2롯데월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신 총괄회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하는 임원들에게 “단 1주일이라도 좋으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지어라”며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밀어붙였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제2롯데월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점검을 당부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올해 92세로 지난해 고관절 수술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해 왔다.
신동빈 회장은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생일(음력 10월4일) 이전에 임시개장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이라 임시개장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