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대만 반도체 제조 업체 '팀그룹(TeamGroup)’의 한 직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SK하이닉스의 차세대 DDR5 D램을 탑재한 메모리반도체 모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도 고객사 요청에 발맞춘 차기 DDR5 D램 출시를 준비하면서, 내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7200MT/s 속도의 DDR5 D램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두 기업은 기존 최대 속도보다 12.5% 증가한 7200MT/s(초당 메가바이트)의 DDR5 D램을 내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앙처리장치(CPU)부터 인공지능(AI) 서버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각) 미국 IT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제조 업체 ‘팀그룹(TeamGroup)’의 직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SK하이닉스의 차세대 DDR5 D램을 탑재한 메모리반도체 모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제품이며, ‘KB’라는 새로운 코드명이 붙었다. SK하이닉스의 기존 DDR5 제품들은 속도에 따라 EB(4800MT/s), GB(5600MT/s), HB(6400MT/s)로 구분됐다.
KB 코드를 단 SK하이닉스의 DDR5는 7200MT/s의 제품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 등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업체들은 올해 말부터 최대 7200MT/s의 속도를 지원할 수 있는 CPU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인텔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팬서 레이크’ CPU와 2026년 출시 예정인 ‘애로우 레이크 리프레시’ CPU가 처음으로 7200MT/s 속도의 DDR5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애로우 레이크’ CPU는 최대 6400MT/s의 속도까지 지원했다.
WCCF테크 측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KB로 명명된 DDR5 제품은 7200MT/s의 속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며, 최초 글을 올렸던 팀그룹 직원 케빈 우(Kevin Wu) 역시 답변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사들의 CPU 출시 일정에 맞춰 7200MT/s 속도의 DDR5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당연한 수순으로 고객사들의 주문에 맞춰 7200MT/s 속도의 DDR5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차세대 DDR5 출시와 공급은 고객사들의 일정에 맞춘 내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DDR5 D램 반도체는 급격히 성장하는 인공지능(AI) 수요와 더불어 ‘초호황기’를 맞고 있다.

▲ 삼성전자의 DDR5 D램 홍보 이미지. <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AI 데이터센터 서버에는 AI 반도체와 HBM뿐 아니라,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서버용 D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HBM에 할당하고 있어, D램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생산이 제한되고 있다.
유럽 금융증권사 UBS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구글, 아마존, MS, 메타 등 4개 빅테크 기업은 최근 서버용 DDR5 D램 조달량을 늘리고 있으며, 메모리 제조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논의하고 있다”며 “LTA는 2026년 이후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 고정거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두 기업은 최근 진행된 고객사와 계약에서 올해 4분기 메모리반도체 공급 가격을 최대 30%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리 씨티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비 2026년 D램 수요 증가율을 기존 20%에서 25%로 높이고, D램 평균판매가격(ASP) 증가율은 15.5%에서 24.8%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높아진 D램 수요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막대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더 많은 공급을 위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언론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DDR4 시대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으며, 프리미엄 메모리모듈 대부분에서 삼성의 제품이 사용됐다”며 “하지만 DDR5 시대에는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