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광동제약 자사주를 소각하기 보다는 지배력 강화 등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공식화한 직후 교환사채 발행을 발표하며 ‘소각’보다는 ‘활용’에 무게를 둔 행보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남은 자사주도 소각보다는 활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사모교환사채 발행 이후에도 10.7%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광동제약은 20일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총 2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광동제약은 프리시젼바이오와 광동헬스바이오에 각각 170억 원과 3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나머지 50억 원은 광동헬스바이오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대여한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인체 및 동물용 검사기, 카트리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이다.
광동제약은 2024년 7월 프리시젼바이오를 인수하며 신사업으로 체외진단기기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광동헬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기업으로 광동제약의 신사업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2024년 영업손실을 보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인 만큼 최 회장이 자사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원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이미 9월 말부터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운용해왔다.

▲ 광동제약(사진)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된 이후 2차례 대규모 자사주 매각 등을 진행했다.
광동제약은 9월29일 220억 원(9.5%) 규모의 자사주를 금비·삼화왕관·삼양패키징 등 3개 기업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삼양패키징에는 단순히 매각했고 금비와 삼화왕관과는 지분을 교환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외부 지분으로 전환함으로써 우호 세력을 확보하고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자사주를 활용해 신사업을 위한 재원이나 지배력 강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환사채 발행은 금감원이 자사주를 이용한 교환사채 발행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금감원은 20일부터 자사주 기반 EB 발행 시 발행 목적과 시점의 타당성, 투자 판단 참고사항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광동제약도 이에 맞춰 강화된 공시 작성기준 내용을 포함했다.
광동제약은 자금조달방법 가운데 자사주 EB를 선택한 이유로는 차입금 증가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 가중에 따른 조달 방식 다각화 등의 설명을 상세히 담았다.
업계에서는 이뿐 아니라 최 회장이 여전히 광동제약 지배력이 낮다는 점에서 자사주 활용을 이어갈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2025년 10월14일 기준으로 광동제약의 개인 지분은 6.59%에 그친다. 특수관계인까지 고려해도 18.37% 수준에 불과하다.
광동제약 지배력이 약한 최 회장으로서는 10%가량 남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비율이 높은 중견 제약사들로서는 활용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며 “상법 개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비슷한 움직임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