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재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조건(바이백) 행사 기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종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매입에 1조 원 가까이 투자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 의지와는 상관없이 러시아 재진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1만 루블(18만 원)에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해 12월까지 공장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바이백(Buy back) 조건을 달았다. 행사 기한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러시아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는 등 밑작업을 해왔다.
올해 5월 현대차는 ix10, ix40, ix50 등 상표 3개를 자동차, 예비 부품·액세서리 부문에 등록했다. 기아도 마이 모빌리티, 그린 라이트로 가는 더 나은 방법, 기아 에디션 플러스 등 상표 5건을 현지 지식재산서비스에 등록했다.
지난 4월에도 두 회사를 합쳐 10건이 넘는 상표권이 등록됐다.
러시아 재진출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대차그룹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장담했던 것과 달리 종전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2주 내 헝가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종전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현대차그룹이 곧바로 러시아 재진출을 선언하기에는 부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해국인 러시아에 재진출해 국가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글로벌 3위 완성차 제조사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부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매수하는 가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장 매각 당시 장부가치는 약 2873억 원이었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사들였던 아트파이낸스가 해당 공장에서 생산 중인 브랜드 솔라리스의 가치를 포함시킨다면 매수 가격이 1조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지만, 러시아는 현대차그룹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전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2021년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를 보면 현지 기업 라다가 35만714대로 1위, 기아가 20만5801대로 2위, 현대차가 16만7331대로 3위 기록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 중인 솔라리스 브랜드가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솔라리스는 현대차 크레타·솔라리스, 기아 리오 등을 외관은 그대로 두고 로고만 바꿔 판매하고 있다.
솔라리스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에서 2만2700여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20%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0.85%에서 2.4%로 세 배 정도 뛰었고, 판매량 순위에서도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재진출을 놓고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상당할 것”이라며 “러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철수 전 실적을 놓고 보면 다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지만, 외부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그룹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황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재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조건(바이백) 행사 기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종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2023년 12월 러시아에서 철수하기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 모습.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1만 루블(18만 원)에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공장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조건(바이백) 행사 기한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매입에 1조 원 가까이 투자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 의지와는 상관없이 러시아 재진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2023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1만 루블(18만 원)에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해 12월까지 공장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바이백(Buy back) 조건을 달았다. 행사 기한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러시아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꾸준히 상표권을 등록하는 등 밑작업을 해왔다.
올해 5월 현대차는 ix10, ix40, ix50 등 상표 3개를 자동차, 예비 부품·액세서리 부문에 등록했다. 기아도 마이 모빌리티, 그린 라이트로 가는 더 나은 방법, 기아 에디션 플러스 등 상표 5건을 현지 지식재산서비스에 등록했다.
지난 4월에도 두 회사를 합쳐 10건이 넘는 상표권이 등록됐다.
러시아 재진출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대차그룹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장담했던 것과 달리 종전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2주 내 헝가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종전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 현대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와 외관이 동일한 ‘솔라리스 HC’. 러시아 브랜드 솔라리스는 현대차 크레타·솔라리스, 기아 리오 등을 외관은 그대로 두고 로고만 바꿔 판매하고 있다. <솔라리스>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현대차그룹이 곧바로 러시아 재진출을 선언하기에는 부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해국인 러시아에 재진출해 국가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글로벌 3위 완성차 제조사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부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다시 매수하는 가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장 매각 당시 장부가치는 약 2873억 원이었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사들였던 아트파이낸스가 해당 공장에서 생산 중인 브랜드 솔라리스의 가치를 포함시킨다면 매수 가격이 1조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지만, 러시아는 현대차그룹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전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2021년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를 보면 현지 기업 라다가 35만714대로 1위, 기아가 20만5801대로 2위, 현대차가 16만7331대로 3위 기록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 중인 솔라리스 브랜드가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솔라리스는 현대차 크레타·솔라리스, 기아 리오 등을 외관은 그대로 두고 로고만 바꿔 판매하고 있다.
솔라리스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에서 2만2700여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20%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0.85%에서 2.4%로 세 배 정도 뛰었고, 판매량 순위에서도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재진출을 놓고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상당할 것”이라며 “러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철수 전 실적을 놓고 보면 다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지만, 외부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그룹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황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