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달의민족이 16일부터 진행하는 ‘배민푸드페스타’를 놓고 일부 입점점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패민푸드페스타의 주요 내용(왼쪽)과 참여 조건(오른쪽). <배달의민족 공지글 갈무리>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하려면 자영업자들은 주문 1건당 최소 2천 원을 부담해야 한다. 행사 참여 여부는 점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는 하지만, 행사에 참여해야 가게가 더 자주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강제적인 프로모션 참여 유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16일 네이버카페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반응을 종합하면 배민이 이날부터 연 배민푸드페스타를 놓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배민푸드페스타는 배민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매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할인 이벤트로 12월31일까지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매일 선착순으로 최대 9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는 ‘행운쿠폰’ 이벤트가 열린다. 최대 30%를 할인받을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특가할인’ 코너와 모든 주문에 즉시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기맛집’ 등의 코너도 마련됐다.
업주들이 반발하는 지점은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이 사실상 입점업주의 자비 부담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15일 공지한 글을 보면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하려면 기존 메뉴 금액에 3천 원 이상 또는 15% 이상을 할인해야 한다. 일부 입점업주에게는 2천 원을 자비 부담하면 배민이 1천 원 ‘더하기할인’ 방식으로 지원해서 고객에게 모두 3천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주문 1건당 최소 2천 원을 깎아줘야만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모든 업주들이 필수로 참여해야 하는 프로모션은 아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이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하는 가게를 앱 안에서 자주 눈에 띄게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는 점에서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우아한형제들은 공지 글에서 “페스타 기간 차별화된 즉시할인을 제공하는 가게는 배민 앱 곳곳에서 노출이 한층 더 강화된다”고 안내했다. 예시로 △배민푸드페스타 전용 배너 및 큐레이션 △배민푸드페스타 뱃지 및 띠지 노출(21일부터 적용)이라고 되어 있다.

▲ 배달의민족은 ‘배민푸드페스타’에 참여하는 입점점주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매장 추가 노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공지글 갈무리>
본사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업주들에게서 알음알음 지원금을 받는 형태로 진행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업주들은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배민이 비용을 부담해야 페스타지 왜 업주가 비용 부담하고 페스타냐”, “3천 원씩 할인하면 제일 좋은 자리에 우선 노출해줄게, 자릿세 3천 원을 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식의 행사나 다름없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배민푸스페스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배민이 ‘한그릇’ 서비스로 질타를 받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가 배민푸스페스타가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배민의 한그릇 서비스는 1인분 메뉴 전용 주문 서비스다. 점주들이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야 하므로 수익성을 해치는 주된 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를 향해 “겉으로는 소액 주문 할인과 소비자 혜택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자영업자에게 20% 이상 할인을 강제하면서 부담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푸드페스타와 관련해 공지를 돌린 날은 공교롭게도 국정감사 다음날인 15일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업주들의 논란과 관련해 다소 억울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푸드페스타는 다른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나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수시로 진행하는 할인 프로모션과 같은 취지의 마케팅이다”며 “배민 앱의 핵심 노출 영역인 가게 리스팅과는 무관한 단기 프로모션 이벤트로 기본 음식 배달 가게 리스팅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참여 시 이벤트 카테고리 내에서 추가적인 노출 효과가 부여되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