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 급상승에 '고평가 주의보', 트럼프와 엔비디아 자금 지원에도 역부족

▲ 인텔 주가가 최근 수 개월 동안 미국 정부와 엔비디아의 지원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사업 경쟁력은 충분히 인정되지 않아 고평가되었다는 투자은행 분석이 제시됐다. 미국 오리건주 인텔 반도체 연구개발센터.

[비즈니스포스트] 인텔 주가가 최근 들어 급등하며 지나친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엔비디아 등 기업의 자금 지원으로 재무 개선에 힘이 실렸지만 아직 인공지능 반도체(AI) 등 주요 사업에서 기술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보고서를 내고 "인텔 주가는 최근 너무 빠르게, 매우 큰 폭으로 올랐다"며 "근본적 사업 가치는 여전히 불안하다"고 바라봤다고 투자정보기관 인베스토피아가 15일 전했다.

인텔 주가는 연초 대비 약 80% 높아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부분의 상승은 최근 수 개월에 집중됐다.

8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인텔 지분을 대가로 투자 보조금을 제공한 뒤 엔비디아가 인텔에 지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인베스토피아는 애플과 AMD 등 인텔 파운드리의 다른 잠재 고객사도 곧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대형 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자금 지원은 인텔 재무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핵심 파운드리 고객사로 자리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텔의 주가 상승이 근본적 기업가치와 동떨어져 있다며 인공지능 사업 경쟁력과 전략이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사용되는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역량 등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보고서에서 인텔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34달러로 제시했다. 14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35.63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미 고평가되어 있다는 뜻이다.

인베스토피아는 "증권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텔에 중립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객사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