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서정학 "중기특화사 자격 늘려야, 모험자본 공급 때 심사 필수"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15일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현행 중소기업특화증권사(중기특화사)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 및 모험자본 공급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서 사장은 1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이 세미나는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했다. 새 정부가 중소·벤처 등 성장기업들에 대한 자본공급을 확대를 주문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머리를 맞댄 자리다.

서 사장은 우선 중기특화사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중기특화사는 모험자본 공급을 위해 2016년 금융위원회가 도입했다.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기특화사로 선정하고 이들의 실적에 따라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의 자회사로 대표적인 중기특화사이다. 

IBK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캐피탈 등 자회사가 있는데 이들 부장급은 매달, 임원급은 3개월마다 서로 만나 모험자본 공급 시너지에 대해 협의한다고 한다.

서 사장은 “2016년 산업은행에서 중기특화사 전용 펀드가 조성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 조성이 없었다”며 “중기특화사 전용 펀드 조성을 확대하고 조성된 펀드에는 종합투자금융사(종투사)가 의무적으로 유동성공급자로 참여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종투사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을 일컫는다. 최근 정부는 이들 종투사에도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또한 서 사장은 현재 2년마다 새로 지정되는 종투사의 자격기간이 너무 짧다고도 짚었다.

그는 “모험자본 회수는 3~7년이 걸리는데 2년은 너무 짧다”며 “자격 유지기간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하면 모험자본 공급 세부 실행 계획이 수립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기특화사 숫자도 현행 8곳에서 필요하면 더 늘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서 사장은 “현재 약 800만 개의 중소기업과 4만 개의 벤처기업이 있다”며 “현재 중기특화사는 8곳 뿐인데 증권사들이 원할 경우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험자본 공급에 있어서 사전 심사와 평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서 사장은 기업은행 재직 당시 벤처 부문에만 30년을 몸담았다.

그는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2년에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벤처금융을 담당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2년에는 창조경제 정책에 따라 기술금융 부문을 맡았다”며 “그런데 벤처금융은 결과가 좋지 않았고 기술금융은 대성공이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그 이유로 기술 평가와 심사의 여부를 들었다.

그는 “투자대상은 똑같았지만 기술금융의 경우 기술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에 한해서만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판이 필요하다”며 “현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주창하는데 안전판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판은 결국 심사시스템”이라며 “이것이 뒷받침돼야 생산적 금융이 성공할 것”이라 덧붙였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