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ETF 고성장 자신, "빈틈 공략해 차별화한 것이 성공전략"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SOL ETF 순자산 10조 원 돌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OL ETF는 빈틈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앞으로도 자신 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압도적 대형 운용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후발주자인 ‘SOL ETF’가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던 전략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조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SOL ETF 순자산 10조 원 돌파 기념 간담회를 통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공식석상에 섰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ETF 브랜드가 규모와 실적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다지고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에 선 시점에서 직접 회사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조 대표는 이날 간담회 시작 전부터 명함을 두 차례나 ‘리필’ 하면서 인사를 나눴고 질의응답 시간에는 스스럼없이 질문에 답변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 남아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대표는 간담회 뒤 상위권 운용사의 우월적 지배구도가 고착화된 시장에서 SOL ETF의 가파른 성장 비결을 묻자 “지금까지는 국내외 증시 등 시장 상황이 뒷받침해준 측면이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다만 “세상이 꽉 차 있는 것 같아도 비어있는 틈이 있다. 라면도 새로운 상품이 계속 나오지 않나”며 “그 틈을 잘 보고 차별화 상품 개발에 집중한 전략이 성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차별화’는 모든 운용사가 지향하는 전혀 차별되지 않는 전략일 것 같지만 신한자산운용은 실제 성과로 이를 입증했다.
 
[현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ETF 고성장 자신, "빈틈 공략해 차별화한 것이 성공전략"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SOL ETF 순자산 10조 원 돌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자산운용은 2022년 6월 국내 ETF시장에 최초로 월배당 ETF인 ‘SOL 미국 S&P500’을 선보였다. 

그 뒤 월배당 ETF는 상품이 줄이어 상장되고 투자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핵심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조 대표도 인사말에서 월배당 ETF를 대표적 전략상품으로 꼽았다. 조 대표는 “미국 기업들은 회계주기가 다 달라서 미국 주식을 충분히 보유하면 매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데 착안해 월배당 상품을 제일 먼저 도입했다”며 “그리고 이것이 미국 배당주 성장과 잘 결합돼 ‘히트’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반도체, 이차전지분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형 성장주로 구성한 ETF 시리즈, 인공지능(AI) ETF 시리즈 등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메가 트렌드 안에서도 빈틈을 열심히 찾아 시장을 공략했다.

소부장 기업들은 너무 많고 개인이 직접 발굴해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ETF 투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신한자산운용은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산업분야에서 같은 테마의 ETF를 운용하더라도 포트폴리오 구성에 차이를 둬 상대적으로, 또 절대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자부했다.

순자산 1조7천억 원 규모의 초대형 ETF로 성장한 ‘SOL 조선TOP3 플러스’도 다른 운용사들보다 선제적으로 시장의 트렌드를 쫓은 결과물이다.

조 대표는 이런 상품 철학을 바탕으로 신한자산운용은 ETF 사업에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조 대표는 “SOL ETF는 이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성장의 속도나 폭은 달라지겠지만 앞으로도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9월 ‘SOL 미국S&P500ESG’ ETF를 첫 상품으로 상장하면서 국내 ETF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ETF시장이 2002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꽤나 늦은 출발이다.
 
[현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ETF 고성장 자신, "빈틈 공략해 차별화한 것이 성공전략"

▲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본부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OL ETF 2.0 전략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2022년 조 대표가 메가폰을 잡은 뒤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2~2025년 현재까지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연 평균 성장률(CAGR)은 106%다. 해마다 2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신한자산운용은 업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순자산 ‘10조 클럽’에 올라서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의 쉽지 않았던 4년 여정을 회상하면서 특정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 바로 비슷한 ‘카피’가 쏟아지는 업계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국내 ETF시장은 새로 진입해서 성장하기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신한자산운용이 성공을 거두면서 강한 견제도 있었고 물밑 방해작업도 조금은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은 다른 회사들과 ‘N분의 1’로 가지 않고 상품 혁신을 만들어내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여하튼 이런 어려움을 다 뚫고 이제는 SOL ETF 브랜드를 선호하는 확실한 고객층이 생겼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 현재 국내 ETF시장에서 순자산 기준 5위에 올라있다. 3,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과 비교하면 아직 순자산 규모가 절반 수준이지만 업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운용사다.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ETF 순자산이 겨우 6천억 원으로 업계 8위였던 2021년 말 영입됐다. 그 뒤 SOL ETF 순자산을 2022년 7357억 원, 2023년 2조6561억 원, 2024년 5조2902억 원, 올해는 10조6262억 원으로 키워냈다.
 
[현장]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ETF 고성장 자신, "빈틈 공략해 차별화한 것이 성공전략"

▲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이사가 15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 액티브’ ETF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자산운용 ETF시장 점유율은 4년 만에 0.8%에서 4.1%로 높아졌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날 ETF 순자산 10조 원 돌파를 발판으로 업계 상위 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SOL ETF 2.0’ 전략을 발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와 가상자산, 연금시장 등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10월28일에는 SOL ETF 2.0의 시작을 알리는 첫 상품으로 새로운 대표지수형 상품인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 액티브’ ETF를 상장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본부장은 “SOL ETF의 강점은 산업의 성장스토리와 기업 실적에 바탕한 효율적 투자 솔루션 제공에 있다”며 “신한자산운용은 앞으로도 세상을 바꿔가는 거대한 패러다임 속에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투자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혁신 상품개발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시작으로 25년째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2009년 K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5년 만에 KB자산운용을 업계 3위 운용사에 올렸고 KTB자산운용 대표, KB자산운용 대표로 복귀 등을 거쳐 2022년 1월 신한자산운용 대표로 영입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