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농협은행이 올해 금융당국에 보고한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이미 넘어서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부문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대출 확대 없이 실적을 방어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이에 강 행장은 비이자이익 기반을 다각화하는 정면 돌파 전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NH농협은행 가계대출 운용 '상한선' 도달, 강태영 비이자사업 다각화로 돌파 힘써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연간 대출 증가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12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9월 말 기준 2조3202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설정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 2조1200억 원을 초과한 것이다.

앞서 8월 말에는 누적 증가액이 3조8246억 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등 관리에 나서면서 규모를 다소 줄였다. 
 
금융당국이 추가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의 대출 규제를 현실화할 경우 농협은행은 사실상 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연말은 주택담보대출과 생활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다. 대출 창구가 더욱 좁아지면서 서민과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올해가 강 행장의 임기 첫 해인 만큼, 대출 총량 규제라는 난관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성 개선을 이루는 것이 경영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NH농협은행 가계대출 운용 '상한선' 도달, 강태영 비이자사업 다각화로 돌파 힘써

▲ NH농협은행이 비이자이익 기반을 다각화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강 행장은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된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기반을 다각화해 실적 방어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강 행장은 올해 초부터 자산관리(WM), 디지털, 기업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지정하고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강조해 왔다. 

먼저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업 등록 허가를 받아 금융 및 부동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어 9월에는 최상위 고객 전용 프리미엄 자산관리 공간 ‘NH로얄챔버’를 열고 자산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지털 강점을 앞세운 비이자 사업 강화도 눈에 띈다.
 
강 행장 취임 이후 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NH올원뱅크'를 중심으로 슈퍼앱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는 올원뱅크에 금융 서비스뿐 아니라 부동산, 컨설팅 등 비금융 콘텐츠를 강화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넓히고 수수료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 ‘FX올원’을 선보여 외환 및 파생상품 수익 기반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퇴직연금 자문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는 등 차별화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비이자이익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법인 비대면 상품 확대, 방카슈랑스 수수료 증대, 외국인 특화 상품 출시 등으로 수익 창구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기반 맞춤형 추천과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를 통해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를 공고히 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목표치는 관리 목표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며 “비이자이익 확대 등 수익원을 다변화해 안정적 실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