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ESG단체 '기후금융 세미나' 개최, "탈탄소서 새 성장 기회 포착해야"

▲ 기업재생에너지이니셔티브는 14일 책임투자원칙, 인플루언스맵 등과 함께 '기후행동과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후금융 실행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세미나 안내 포스터. <기업재생에너지이니셔티브>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단체들이 탈탄소 전환에 필요한 기후금융 조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기업재생에너지이니셔티브(CoREi)은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책임투자원칙(PRI)와 인플루언스맵과 함께 '기후행동과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후금융 실행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기업재생에너지이니셔티브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등이 2020년에 공동 발족한 이니셔티브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목표로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모두 향후 에너지 전환에서 이를 실제로 이뤄낼 자본이 되는 기후금융 조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경제 구조와 자본의 흐름을 재편하는 핵심 동력이자 기업과 금융기관의 지속가능성 전략의 중심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전환과 이를 뒷받침할 민간 및 기관투자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민혜 세계환경기금 한국본부 사무총장도 "최근 민·관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규모 금융 투자흐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의 국내외 프로젝트 사례와 같이 기금 기반 지역 사업 시행시 지역 수용성과 지속가능성은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는 인플루언스맵과 책임투자원칙 등 국외 ESG단체 대표들의 방문에 맞춰 진행됐다.

딜런 테너 인플루언스맵 대표는 "투자자들의 적극적 기후정책 참여가 전환의 핵심"이라며 "시장과 기술만으로는 필요한 속도와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달성할 수 없고 명확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이 투자자들의 행동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앳킨 책임투자원칙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든 기업이든 가치 창출자로서 우리는 모두 지속가능성 요인이 우리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반영할 책임이 있다"며 "이는 단순히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탄소 전환은 곧 재정적 기회가 될 것이고 이를 선도하는 이들은 투자 유치와 경제 성장을 달성할 것인 반면 대응이 늦어지면 뒤처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각 대표들의 기조연설에 이어 각 단체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발제를 맡았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는 '지속가능한 금융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이사는 "국내 재생에너지 금융 잔액 증가율은 2020년 23.3%에서 2023년 7.5%로 감소했고 신규 재생에너지금융 실행액 증가율은 2023년에 -11%를 기록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이어 "실질적 기후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녹색금융공사 설립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세진 인플루언스맵 한국 프로그램 매니저는 현장에서 '글로벌 금융 부문의 기후금융 정책 관여 활동과 스튜어드십 이행'를 발제했다. 스튜어드십이란 기관투자자가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 매니저는 "기후과학에 부합하는 정책이 실현되려면 금융 부문의 역할이 핵심"이라며 "자산보유기관 등 기관투자자는 자산운용사와 투자 대상 기업에 기후 관련 정보공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과학 기반의 긍정적 정채 관여 활동을 수행하도록 요구해 책임있는 스튜어드십을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유연철 총장을 좌장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KB증권, NH아문디 자산운용, 아시아기후변화투자자그룹(AIGCC)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글로벌 책임 투자 동향과 함께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