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는 또다시 다가온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대량 잠재 매도물량)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려는 승부수를 띄웠다.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 이탈을 막고 흔들리는 주가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이 주가 방어를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달바글로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이 포함됐다.
해당 안건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 재원을 확대하려는 방안이다. 감액 규모는 약 274억 원이다. 관련 법령(상법 제461조의2,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의3 제6항, 법인세법 제18조 제8호)에 따라 해당 자금은 비과세 배당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개인 및 법인 주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개인 주주의 경우 2025년 결산배당부터 원천징수(15.4%) 없이 전액을 수령할 수 있는 비과세 배당이 적용된다. 법인 주주는 보유 주식의 장부가액을 한도로 법인세법상 익금불산입이 인정된다. 일정 금액까지 별도의 과세 없이 배당을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달바글로벌이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친화 공세’에 본격 나섰다고 평가한다. 반성연 대표가 주주 이익은 챙기고 오버행 우려는 덜어내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6월30일 기준 달바글로벌의 지분 현황을 보면 반성연 대표가 16.1%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 KTBN13호벤처투자조합과 KTBN16호벤처투자조합이 9.8%, 코리아오메가프로젝트오호조합과 코리아오메가–신한 초기기업성장지원투자조합제1호가 8.4%, 우리사주조합이 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투자조합은 모두 법인주주로 분류돼 일정 한도 내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 혜택이 적용되는 만큼 주식 보유 유인이 커지게 된다. 오버행 위험을 완화하는 동시에 주가 부양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달바글로벌의 소액주주 비중도 35.8%에 이른다. 개인 주주는 2025년부터 적용되는 비과세 배당 제도를 통해 원천징수 없이 배당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주식 보유와 추가 매입에 대한 매력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안건이 단순 배당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재무 신뢰도 제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면 향후 추가 배당은 물론 신사업 투자와 손실 흡수 등 자본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주주환원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본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해 재무 구조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 대표는 상장 전부터 오버행 리스크를 실적과 기업가치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반 대표는 4월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장 후 3~6개월 안에 실적을 입증한다면 단기 매각 가능성은 충분히 낮아질 것”이라며 “혹시라도 오버행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자사주 매입과 중간배당 도입 등 기존 주주의 가치를 지킬 방안도 이미 마련해뒀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실제로 현실이 됐다.
상장 이후 달바글로벌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며 오버행 우려를 상당 부분 잠재웠다. 지난 6월22일 19.0%, 8월22일 16.2%의 보호예수 물량이 차례대로 해제됐지만 주가는 안정세를 보였다.

▲ 달바글로벌이 배당 확대를 통해 주가 안정을 꾀하고 있다.
다만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한때 20만 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10일 기준 15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11월22일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10.71%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달바글로벌의 이번 행보가 에이피알의 전략과 닮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7월 자본준비금 1343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뒤 이를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을 실시했다. 비과세 배당 발표 이후 에이피알 주가는 16만 원대에서 25만 원대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만 목적 부문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된다.
에이피알은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던 주가 흐름 속에서 비과세 주주환원을 시행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4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수령하자 ‘자기 배당’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 달바글로벌의 반성연 대표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비과세 배당 확대는 주가 하락 방어와 주주 신뢰 회복에 무게를 둔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 상정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은 배당 재원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