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중국의 '택갈이' 우회수출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불법 우회 수출 적발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우회해 수출하다 적발된 건수는 총 103건, 액수는 83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중국이 적출국(우회 수출 시작국)인 건수는 88건으로 전체의 85%, 금액도 6515억 원(77%)에 달했다.
 
국힘 박수영 "한국 경유 '택갈이' 우회수출 85%가 중국산, 단속 강화해야"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0월18일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달청·관세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회 수출은 낮은 관세를 적용 받기 위해 적출국에서 우회국으로 먼저 보낸 뒤 종착지인 목적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은 전 세계적으로 관세 이슈가 부각된 올해부터 우회수출 적발 통계를 관리하고 있다. 구체적인 통계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우회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려다 적발된 건수는 2020년 15건(433억 원), 2021년 13건(427억 원), 2022년 21건(2104억 원), 2023년 14건(1188억 원), 2024년 8건(295억 원) 등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8월까지만 지난해보다 건수는 2배 이상, 금액은 10배 가까이 오른 총 17건, 2068억 원 어치의 중국산 제품 '택갈이'가 적발됐다.

특히 우리나라를 우회해 미국으로 가려던 적발 건수는 2020년에 총 4건(68억 원)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는데, 올해 8월까지만 전체의 75%인 15건(3494억 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우회 수출품의 85%가 중국산이며, 올해도 중국산 비율이 70%가 넘는다"며 "수출 강국 대한민국이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우회 수출 통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관세청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