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지주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된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포용금융’이란 색깔을 신한금융의 자산으로 만들어낸 진 회장의 역량이 연임에 힘을 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진 회장은 3년 전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렸을 당시 대이변의 주인공이었다. 이번에는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를 받는 기대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3년 전 '깜짝 선택'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연임은 예상대로? '포용 리더십'에 힘 실릴까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신한금융그룹>


2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내·외부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회추위는 26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 그 첫 단계가 후보군 선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신한금융 내부적으로 상시 관리하는 후보군에 외부 전문기관(서치펌)에서 추천한 후보군을 더한 상시후보군(롱리스트) 가운데 압축후보군(숏리스트)을 결정해야 한다.

내부 후보군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역시 현직 회장인 진 회장이다.

현직 회장은 연령제한이나 용퇴의사 등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한금융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르면 내부 후보군 대상자에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퇴임 그룹사 CEO, 기타 회추위 추천 후보 등이 해당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 가운데 연임하지 않고 첫 3년으로 임기를 마친 사례가 없어서다.

연령제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 회장은 차기 회장 임기가 시작되는 2026년 3월 기준 만 65세다. 3년 임기를 고려해도 연령제한 기준인 만 70세를 넘기지 않는다.

현직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된다면 유력 후보군을 넘어 가장 강력한 최종 후보군이 된다. 현직으로 일하면서 쌓은 그룹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 기존 사업들에 대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추가 기우는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먼저 신한금융의 호실적이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3조374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2025년 한 해 순이익은 역대 최대인 5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순이익 5조5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진 회장이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인 2025년 역대급 실적을 이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실적이 반드시 연임의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인 만큼 역량 평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여기에 더해 진 회장의 포용 리더십도 회추위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줄곧 신한금융의 목표는 ‘1등’이 아닌 ‘일류’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지속가능성을 가치 판단의 중심에 두고 여러 사업들을 추진했다.

신한금융 고객의 금융비용 절감을 지원하는 ‘브링업&밸류업’, 숨겨진 자산 가치를 찾아주는 ‘파인드업&밸류업’, 서민신용대출 금리를 한자릿수로 낮춰주는 ‘헬프업&밸류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신한금융의 수익을 늘리는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신한금융에 포용·상생금융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는 기반으로서 무형의 가치를 더한다.

진 회장이 그리는 일류 신한이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정부의 방향성과 맞아 떨어지기도 한다.

신한금융은 정부의 또 다른 주안점인 생산적 금융에도 발을 맞추고 있다.

또한 신한은행은 최근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따라 전담 애자일(Agile) 조직을 신설했다.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는 정부가 잠재성장률 3% 실현을 목표로 실행하는 혁신 과제다.

금융의 물꼬를 부동산에서 산업으로 틀자는 생산적 금융의 기조와 맥락을 같이한다.

진 회장은 앞서 10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4대 금융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신한금융의 생산적 금융 역량과 기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왔다.
 
3년 전 '깜짝 선택'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연임은 예상대로? '포용 리더십'에 힘 실릴까

▲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가동된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진 회장이 회추위 결정을 앞두고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언제나 변수는 존재한다.

진 회장은 3년 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신한금융 회장에 낙점된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 선정을 위해 열렸던 2022년 회추위 당시 업계에서는 현직 회장이던 조용병 전 회장(현 은행연합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실었다. 호실적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전 회장은 최종 후보자 면접 당일 갑작스럽게 용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신한금융 회추위는 당시 신한은행장이던 진 회장을 최종 후보로 발탁했다. 당연하게도 진 회장의 역량이 최종 후보 선정의 이유였으나 당시로서는 깜짝 발표로 평가됐다.

진 회장(당시 행장) 역시 회추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장 면접을 준비했지만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지 몰라 당황스럽다”고 말했을 정도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부부장, 자금부 팀장,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운영담당 부사장을 거쳐 2018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2023년부터 신한금융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사전에 수립된 일정에 따라 후보군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정해진다. 최종 회장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와 2026년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그룹 경영승계절차 개시에 따라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후보군 압축을 진행하겠다”며 “독립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