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생산적 금융 전환에 CEO 총출동, 임종룡 80조 프로젝트 진두지휘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브리핑에서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비즈니스포스트] “국민과 산업, 사회,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금융은 존립할 수 없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간담회를 열고 그룹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연일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면서 4대 금융지주도 그룹 차원에서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회장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어 생산적 금융 전환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인 28일 일요일 오후에야 외부에 일정이 공개됐다. 임종룡 회장이 이날 간담회에 부여한 중대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했다. 그룹 차원에서 정부의 생산적금융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가 모두 이 자리에 나선 것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포용적 금융 강화에 관한 절실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며 “우리금융이 보유한 경쟁력과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힘을 실어 다시 기업 금융에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은 앞으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책임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가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끌겠다는 정부 정책에 힘을 싣는 동시에 그룹의 경쟁력을 키우는 변곡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임 회장은 “금융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주택담보대출로 부동산 금리에 치중하는 한계에 관한 비판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에 발맞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집중하는 전환점을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생산적 금융 전환에 CEO 총출동, 임종룡 80조 프로젝트 진두지휘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은 앞으로 생산적금융분야에 5년 동안 80조 원을 투입한다.

우리금융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산적 금융에 73조 원, 포용금융에 7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담보대출 위주로 영업을 하는 금융사들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산업과 기술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특히 우리금융이 민간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 국민성장펀드에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금융이 금융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조금 안 된다”며 “의욕적으로 평가해서 국민성장펀드 민간 참여 75조 원 가운데 약 13% 정도인 10조 원을 투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 전환은 기존의 영업 시스템으로 되지 않는다”며 “좀 더 리스크가 클 수 있기 때문에 기업과 산업에 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AI가 접목하면 생산적 금융이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어 “단언컨대 누가 빨리 인공지능 전환을 하느냐가 앞으로 그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행력을 담보로 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생산적 금융 전환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의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신설했다”며 “이 협의회를 정례적으로 이끌어 프로젝트 진척 상황과 리스크 관리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그룹 차원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산적 금융을 통한 기업과 사회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은 기업과 사회의 성장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한편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집중하고자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과거 우리은행이 가졌던 경쟁력, 즉 기업 명가라는 목표를 재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동반 성장하는 생산적 금융을 실현해 신뢰받는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곽희필 ABL생명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