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지금 수준의 높은 예대금리차가 계속된다면, 시중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정에서도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이자장사 비판을 지속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월에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월 말 발표되는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도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빼서 산출하는데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가 코픽스와 유사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양도성 예금증 등 실제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2.49%로 7월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만큼 8월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 저축성 수신금리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8월 가계대출금리가 크게 내리지 않았다면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7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7월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47포인트로 2022년 7월 현재 기준의 통계값이 공개된 뒤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1.14%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3년 전인 2022년 7월과 비교해도 0.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윤석열정부의 금융분야 대표 공약으로 시중은행의 자발적 경쟁심리를 자극해 예대마진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2023년 7월 도입됐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제도 도입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1%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0%포인트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격히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다시 1%포인트를 넘어섰고 이제는 1.5%포인트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시기 시장금리에 맞춰 예금금리를 낮추는 대신 정부의 대출 억제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인데 문제는 이런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 조이기 흐름이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적 금융의 기본 개념은 주택과 부동산에 쏠려 있는 금융권 자금을 기업투자로 돌려 금융과 산업발전의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 19일 은행의 자본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도를 좀 더 높게 매겨 위험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하고, 기업 투자에 대한 위험도를 완화해 은행의 주식보유 시 적용되는 기본 위험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250%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위험가중치 변경은 은행의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쳐 각 은행의 대출과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기존보다 높게 평가하라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은행들은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줄일 요인이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규제 개편으로 내년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공급 규모가 기존보다 27조 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공급 증가폭이 기존보다 줄며 대출 문턱이 높아질 상황에 놓인 것인데 돈을 빌리려는 수요는 언제나 많은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리를 자발적으로 낮출 요인이 크게 없는 셈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관련해 내년 1분기 시행세칙을 개정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주식 등의 위험가중치를 조정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들어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아서인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계대출시장은 시장 논리가 아닌, 사실상 당국 규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가 강하게 나오지 않고, 은행의 자율적 분위기에 맡겨서는 예대금리차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높은 수준의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이어져 금융지주 실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4대 시중은행을 보유한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금융지주는 3분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우려보다 양호하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다소 상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
지금 수준의 높은 예대금리차가 계속된다면, 시중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정에서도 담보 위주의 쉬운 영업을 해왔다는 이자장사 비판을 지속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

▲ 생산적 금융 전환에 따라 은행권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월에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월 말 발표되는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도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빼서 산출하는데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가 코픽스와 유사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양도성 예금증 등 실제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2.49%로 7월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만큼 8월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 저축성 수신금리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8월 가계대출금리가 크게 내리지 않았다면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7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7월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47포인트로 2022년 7월 현재 기준의 통계값이 공개된 뒤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1.14%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3년 전인 2022년 7월과 비교해도 0.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윤석열정부의 금융분야 대표 공약으로 시중은행의 자발적 경쟁심리를 자극해 예대마진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2023년 7월 도입됐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제도 도입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1%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0%포인트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격히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다시 1%포인트를 넘어섰고 이제는 1.5%포인트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시기 시장금리에 맞춰 예금금리를 낮추는 대신 정부의 대출 억제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인데 문제는 이런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 조이기 흐름이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적 금융의 기본 개념은 주택과 부동산에 쏠려 있는 금융권 자금을 기업투자로 돌려 금융과 산업발전의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 19일 은행의 자본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도를 좀 더 높게 매겨 위험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하고, 기업 투자에 대한 위험도를 완화해 은행의 주식보유 시 적용되는 기본 위험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250%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위험가중치 변경은 은행의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쳐 각 은행의 대출과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기존보다 높게 평가하라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은행들은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줄일 요인이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규제 개편으로 내년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공급 규모가 기존보다 27조 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 2022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3년 동안 4대 은행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그래프. 2025년 7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주택담보대출 공급 증가폭이 기존보다 줄며 대출 문턱이 높아질 상황에 놓인 것인데 돈을 빌리려는 수요는 언제나 많은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리를 자발적으로 낮출 요인이 크게 없는 셈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관련해 내년 1분기 시행세칙을 개정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주식 등의 위험가중치를 조정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들어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아서인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계대출시장은 시장 논리가 아닌, 사실상 당국 규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가 강하게 나오지 않고, 은행의 자율적 분위기에 맡겨서는 예대금리차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높은 수준의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이어져 금융지주 실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4대 시중은행을 보유한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금융지주는 3분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우려보다 양호하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다소 상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