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너선 로스 그로크 CEO(맨 왼쪽)가 2월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기술혁신 박람회(LEAP)에서 15억 달러 투자 유치를 발표하고 있다. <그로크>
그로크는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고객사인데 이번에 기업 가치를 69억 달러(약 9조5400억 원)로 끌어올렸다.
그로크는 17일(현지시각) 투자사 디스럽티브(Disruptive)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를 통해 7억5천만 달러(약 1조 370억 원)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디스럽티브는 단독으로 3억5천만 달러(약 4840억 원)를 투자했다. 이 외에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누버거버먼 등이 그로크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금으로 그로크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충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그로크는 “삼성전자와 시스코를 비롯한 기존 투자사로부터도 계속해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로크는 구글에서 반도체 설계를 맡던 조너선 로스가 2016년 창업한 회사로 추론(Inference)용 칩 설계를 주력으로 한다.
추론이란 사전 학습한 인공지능(AI) 모델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작업이다.
조너선 로스 그로크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추론은 인공지능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이라며 “우리는 미국 내에서 고속·저비용의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크는 자체 설계한 추론용 반도체 제조를 삼성전자에게 맡겼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8월14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위치한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4나노 공정으로 그로크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삼성전자 아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의 벤처투자 펀드 ‘삼성 카탈리스트펀드’도 2024년 8월에 진행한 그로크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그로크는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를 69억 달러(약 9조5400억 원)로 평가받았다. 지난해에는 28억 달러(약 3조8700억 원) 정도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올해 초에 그로크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며 “그로크가 1년여 만에 기업 가치를 두 배 이상 높였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주자 또한 추론 작업에 특화한 칩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