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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참배를 마치고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반기문 회의론’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하면서 ‘대통합’과 ‘정치교체’를 화두로 제시했지만 잇단 말실수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1일 1사고’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까지 붙었다.
반 전 총장이 앞으로 더 가혹해질 검증과정을 버텨내지 못하면 중도낙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반 전 총장은 죄송하지만 종쳤다”며 “제2의 고건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은 돈이 없어 정당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이는 실수가 아니라 결정적인 패착”이라며 “이 한마디로 다 무너져버렸다”고 단언했다.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치맥 간담회를 여는 자리에서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부분부터 빡빡하다”며 “현재는 당이 없다보니 내 사비로 쓰고 있는데 종국적으로 어떤 정당이든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른바 ‘턱받이’ 논란 및 ‘나쁜놈들’ 발언과 관련해 “잔매에 골병든다고 그게 계속되면 문제”라며 “무게감이 반 전 총장의 제일 장점인데 희화화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화를 내면 그건 자기 내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이 각종 현안을 놓고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경륜으로 풀겠다고 말한 대목도 비판이 제기된다.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적 지도자들과 네트워크가 많다. 외교적 채널을 통해 (선박 수출을) 촉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세계적인 수주감소 등 조선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인적 인맥으로 풀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또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향해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93개국 지도자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들과 교류를 통해 여러분 장래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반 전 총장이 국민의 공유재산을 사유화했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은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된 것이지 개인기로 된 것이 아니다”며 “말끝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니까 온 국민의 공유재산을 반기문씨가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 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자리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준 자리”라며 “날선 정치적 공방과 욕망이 충돌하는 대선공간 속으로 유엔 사무총장 타이틀을 끌고 들어와 버린 것이 진짜 공유재산을 사유화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정치를 어떻게 바꾸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냥 바꾸자고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다분히 정치 혐오에 편승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