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남은 3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1일 “고용지표 둔화에 이어 물가마저 안정세를 보이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동결을 해야 할 명분이 급속히 약화됐다”며 “금리인하를 두고 펼쳐졌던 힘겨루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승기를 잡은 꼴이 됐다”고 말했다.
 
8월 미국 생산자물가 예상 밖 하락, iM증권 "연준 의장 금리동결 명분 약화"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노동부는 현지시각으로 10일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7월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0.3%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4월 뒤 처음으로 전월과 비교해 하락세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산자물가지수 결과를 두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없다”며 “당장 큰 폭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물가에 미치는 관세 영향을 지켜봐야한다며 금리동결을 이어왔다. 2024년 12월 0.25%포인트 인하 뒤로 올해 들어서는 4.25~4.50%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예상 밖의 하락을 보이면서 이 같은 명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아직은 관세가 제품가격에 제대로 전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구조”라며 “이를 감안하면 생산자물가의 안정 회복은 단기적으로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소비자물가 안정세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용시장 둔화 위험이 커진 점도 금리인하를 결정할 이유가 될 수 있다.

미국 노동부가 3일 공개한 7월 미국 구인 건수는 718만1천 건으로 나타났다. 10개월 만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현지시각으로 9월17일, 10월29일, 12월10일이다.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머지 두 차례도 기준금리 인하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박 연구원은 “8월 생산자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마저 시장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연말까지 연준이 남은 3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