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역시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면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서두를 열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는 이 원장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11개 주요 저축은행 CEO가 만나는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이 원장 취임 뒤 세 번째 업권별 간담회다. 앞서 8월28일 은행권, 9월1일 보험업권 간담회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소비자보호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이 원장은 은행과 보험사들에도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소비자보호의 의미는 단순히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저축은행업계의 1순위 과제인 건전성 문제로 연결됐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의 원인이 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따지고 보면 금융소비자에 대한 고려보다 단기수익성에만 치중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건전성 관리는 저축은행업계의 최대 숙제다. 저축은행업계에 커다란 상흔을 남긴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뒤로는 더욱 그렇다.
당시 업계 평균 연체율은 20%를 넘겼다. 그 결과 여러 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
이 원장이 소비자보호와 건전성 관리를 연결 지은 배경이다.
게다가 올해 1분기에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10년 만 최고 수준인 9.00%까지 오르면서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었다.
2분기 들어 연체율이 떨어진 점은 긍정적이다. 2분기 말 연체율은 7.53%다.
이 원장의 소비자보호 관심이 저축은행 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만큼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다. 이날 건전성 회복은 저축은행들의 숙원인 규제 완화의 열쇠로 꼽혔다.
![[현장] 금감원장 이찬진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 "건전성 우려 사라져야 영업규제 완화 논의 본격화"](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04165531_26601.jpg)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저축은행 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하반기 부동산 PF 공동펀드 매각, 저축은행중앙회의 NPL 자회사 ‘SB NPL’ 가동 등을 예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부실채권을 적극 정리해 연체율을 더욱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날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금융당국에 지역의무대출 여신비율 완화,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유가증권 투자 한도 상향 등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 강화와 함께 저축은행의 서민금융공급 역할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지역 내 서민,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공급 역할에 집중해 주기를 당부한다”며 “금감원도 저축은행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서민금융 확대를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마련, 영업활성화에 필요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