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주요 철강 기업들이 사용한 호주산 석탄이 배출한 메탄이 실제로는 더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호주산 석탄 메탄 배출을 반영한 세계 주요 철강 기업 '공급망 내 배출(스코프 3)' 산정치. 포스코는 약 15% 늘려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엠버>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4일(현지시각) '호주산 점결탄으로 철을 만드는 것의 숨겨진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점결탄(코크스)는 석탄으로 만든 재료로 철강 생산 과정에서 철을 산화시키는 불순물인 산소를 빼내기 위한 촉매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된다.
석탄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과소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탄은 석탄을 연소할 때보다는 채굴 및 운송 과정에서 더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석탄 기반 메탄은 주로 '공급망 내 배출(스코프 3)'로 계산하게 된다. 스코프 3는 대체로 집계가 어려워 철강 등 여러 산업 분야 기업들이 제대로 산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가 국내 사업장에서 매년 사용하는 점결탄은 약 22메가톤이다. 엠버는 해상무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이 가운데 약 39%가 호주산이었으며 이에 따라 배출된 메탄도 약 37.5킬로톤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서로 다른 온실효과를 가진 온실가스를 동일하게 비교하기 위해 일정 계수를 곱하는 수치 GWP100을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1.1메가톤에 달한다.
해당 수치는 포스코가 2024년 공시한 스코프3 배출량 7.2메가톤의 약 15%에 달한다.
엠버는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엠버 연구진은 "국제 데이터 및 위성 데이터 추정치에 따르면 호주는 탄광의 메탄 배출량을 상당히 과소보고하고 있다"며 "2020~2021년 호주의 주요 탄광 6곳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메탄 수치는 공식 보고보다 최소 40%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1일(현지시각) ABC뉴스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노던준주 다윈항에서 운영되고 있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에서 2006년부터 메탄 누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대응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니샨트 바르드와즈 엠버 석탄 메탄 부문 이사는 "철강업체가 더 이상 석탄의 기후비용을 무시해선 안 된다"며 "탄광에서 배출되는 메탄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금까지 나와있는 기술로도 막을 수 있으나 구매자가 공급업체에 적절한 모니터링과 감축을 요구할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