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iM뱅크 행장 겸임 지주 회장 황병우, '전국구 은행' 목표 영광도 리스크도 안고 간다

황병우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회장이 2024년 6월5일 열린 DGB금융지주의 새 CI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DGB금융지주 >

[씨저널] iM금융지주가 간판을 바꾼 뒤 맞은 첫 상반기 성적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룹의 수익 기반이 확연히 다변화됐고, 주력사업인 은행의 체질 개선도 확인됐다. 

황병우 iM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현재 지주 회장과 iM뱅크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성과와 리스크를 동시에 짊어지는 구조다. 

황 회장의 임기가 약 4개월 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iM뱅크가 2026년에도 다시 한 번 황병우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도약의 기회를 찾게 될지, 아니면 ‘포스트 황병우’의 시대가 오게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iM금융지주,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기록

iM금융지주는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지배주주순이익 3093억 원을 냈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해 106.2% 급증한 수치다. 기업분석플랫폼 에프엔가이드 기준 상반기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인 2777억 원을 약 11.4%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주력 계열사 iM뱅크와 iM증권이다. 

iM뱅크의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반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은행 부문이 흔들리면 그룹 실적이 바로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 핵심 축이 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2025년 상반기보고서 기준 iM뱅크가 iM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7%에 이른다.

다만 은행업 이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순이자손익(NIM)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에서 낙관은 금물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iM뱅크가 상반기에 반기순이익을 늘릴 수 있었던 핵심 요소는 신용손실충당금 순전입액이 2283억 원에서 1298억 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의 NIM 흐름과 연체·충당금 트렌드의 지속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4년 실적의 ‘미운 오리새끼’였던 iM증권 역시 확실하게 다시 주력계열사로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iM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794억 원 적자에서 2025년 상반기 525억 원 당기순이익으로 돌아섰다.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수수료 이익이 기대 이상으로 회복됐고, 리테일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동시에 개선됐다. 흑자전환이 단기 이벤트성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 회복에 가깝다는 신호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지난해 말 -16%에서 9%로 반등했다. 

증권 부문의 정상화는 지주 차원에서 지나친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부담이던 계열사가 이제는 실적 모멘텀의 원천이 됐다는 것은 그룹 전체의 밸류업 스토리에 설득력을 더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 지역금융에서 전국구 금융으로, 황병우의 승부수

iM금융지주는 지난해 DGB금융지주에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주력 은행 DGB대구은행도 ‘iM뱅크’로 전환했다. 회사 이름의 변경은 iM금융그룹이 더 이상 지역 기반 은행이 아니라 전국구 시중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직 iM금융그룹이 전국구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까지 남아있는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구 전략의 최대 걸림돌은 영업망 불균형이다. iM금융그룹의 주력계열사 iM뱅크는 전국에 198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수도권 점포는 12개 뿐이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영업하는 점포 수는 무려 173개다.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우량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수도권의 물리적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책 환경의 변수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을 벗어나 전국의 가계대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iM뱅크의 성장 속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병우 회장의 ‘겸임 리더십’, 영광과 리스크 동시에

황병우 회장은 iM금융지주 회장과 iM뱅크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다. 

지역 금융에서 전국구 금융그룹으로,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바꿔내는 과정에서 금융지주와 은행 사이 긴밀한 협력, 그리고 그 협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실제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임 체제는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조직 안정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영광이 집중되면 리스크도 한몸에 안게 된다. 성과가 궤도에 오르면 리더십 프리미엄이 붙지만 반대로 실적이 꺾이거나 전략이 흔들리면 책임 또한 전적으로 돌아온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셈이다. 

황 회장의 행장 임기는 올해 12월 말까지다. 황 회장이 iM뱅크 행장을 연임할지와 관련해 시장의 시선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과 전략 실행의 성과는 황 회장 연임의 직접적 단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iM뱅크 행장으로서 그룹 전체의 비전을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면 황 회장을 향한 대외적, 그리고 회사 내의 신뢰는 한층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 겸임 체제의 한계와 ‘포스트 황병우’ 시나리오

다만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은행업에 특화된 ‘전문가형 리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최근 고객 접점이 모바일 채널로 집중되고 있는 금융권의 흐름 속에서 iM뱅크의 디지털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iM뱅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만 명 수준이다. KB국민은행 1300만 명, 카카오뱅크 2천만 명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점포의 열세까지 겹치면 고객 유입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진다.

황 회장이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지주 회장으로서 밸류업과 자본정책 등 그룹 어젠다에 집중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과 수도권 영업에 강점을 가진 리더십이 안정적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황 회장이 지주 회장에 집중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라며 “하지만 iM뱅크가 단순히 독립된 하나의 은행이 아니라 iM금융그룹의 계열사로서 시중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의 연속성을 위해 황 회장의 행장 연임을 점치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