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제 막 한화투자증권 경영의 키를 쥐게 된 장병호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반등부터 인도네시아 사업 정착,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입까지 당면한 과제가 적잖기 때문이다.
 
'긴급 투입'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 임기 개시, 인도네시아 사업에 종투사 진입 과제 산적

▲ 장병호 신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1일 공식 개시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한화투자증권은 주주총회를 열고 장 사장을 공식 대표로 선임했다. 임기는 27년 3월까지다.

지난 7월11일 한화투자증권은 장병호 당시 한화생명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갑작스런 대표이사 교체에 의아해 하는 시선들이 적잖았다. 전임 한두희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19일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2년 연장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 전 사장은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는 말을 넘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 전 사장은 임기 내에 전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임기 초반 실적 부진에 빠져있던 한화투자증권에 투입돼 구원투수 역할을 완수했으며, 숙원 사업이던 인도네시아 현지 사업 발판 마련에도 성공했다.

한 전 사장은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93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2분기 193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장 사장 입장에서는 전임자가 만들어놓은 실적 반등세를 이어가야하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이끌어야 한다.

현재 한화는 그룹사 자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종합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채비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으로부터 현지은행인 노부은행의 인수를 승인받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과 칩타다나 자산운용 인수를 통해서 현지 증권사로 본격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다만 전임자와 달리 장 사장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장 사장은 199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2011년 한화차이나, 2014년 한화솔라원(현 한화큐셀) 등 해외 사업장을 거치며 글로벌 현장 경험을 축적한 인물이다. 이후 2016년에도 한화투자증권 해외사업팀장을 맡았다.

한편 한화투자증권도 이제 종투사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전망된다.

현재 11호 종투사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낸 곳은 교보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지만, 한화투자증권은 교보증권과 자기자본에서 큰 차이가 없어 자연스러운 유력 후보다.

올해 3월말 기준 교보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약 2조 원으로 비 종투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그 바로 다음이 한화투자증권으로 약 1조7356억 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종투사란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을 달성한 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취득한다. 이후 신용공여, 발행어음 등 자기자본 대비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의 영역이 대폭 확대된다.

현재 당국은 종투사로 대표되는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 종투사로의 빠른 진입이 향후 차별화를 이끌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긴급 투입'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 임기 개시, 인도네시아 사업에 종투사 진입 과제 산적

▲ 실적회복과 더불어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 확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앞서 여러 차례 그룹사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수혈을 받은 적이 있는 만큼, 자기자본 확충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의 유상증자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우호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종투사 진입이라는 명분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영등포고, 서강대 정외과, 서강대 경제학 석사를 졸업한 뒤 199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했다. 

2011년 한화차이나, 2014년 한화솔라원 등 중국 지역에서 근무한 뒤 2016년 한화투자증권 해외사업팀장/인프라금융팀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021년 한화생명 경영지원팀 담당임원, 2022년 한화생명 People&Culture팀 담당임원, 2023년 한화생명 금융비전Unit 담당임원 등을 역임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