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8월 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1.3% 증가하면서 세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8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3% 증가한 484억 달러(67조4502억 원)를 기록했다.
 
'관세 영향' 8월 미국 수출 12% 감소, 전체 수출은 반도체·자동차·선박 늘어 증가세

▲ 미국의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8월 전체 수출이 세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7월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8월 수입은 4.0% 감소한 518억9천만 달러(72조3139억 원)로 집계됐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65억1천만 달러(9조723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흑자 규모는 409억7천만 달러(57조957억 원)로 전년대비 108억 달러(15조508억 원) 늘어났다.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3개 품목(반도체·자동차·선박)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년 전보다 27.1% 오른 151억 달러(21조433억 원)를 수출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되며 역대 8월 최대 실적으로 55억 달러(7조6648억 원)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증가했고 순수전기 차량은 68.5% 늘었다. 내연기관 차량은 1.6% 줄었으나 중고차 수출이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박 수출도 2022년과 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며 11.8% 증가한 31억4천만 달러(4조3759억 원)를 기록해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며 감소세가 지속됐다.

철강은 글로벌 시황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으로 대미 수출도 부진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3억2천만 달러(4459억 원, -3.0%), 미국 1억5천만 달러(2090억 원, -32.1%), 유럽연합(EU) 2억6천만 달러(3623억 원, -24.6%) 등의 수출액 감소를 보였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16억5천만 달러, 2조2994억 원, -9.2%)·무선통신기기(15억6천만 달러, 2조1740억 원, -14.1%)·컴퓨터(12억 달러, 1조6723억 원, -18.2%)·일반기계(34억5천만 달러, 4조8065억 원, -10.4%)·바이오헬스(11억3천만 달러, 1조5743억 원, -11.7%) 등 수출이 일제히 부진했다.

지역별로 보면 8월에는 9대 주요지역 가운데 3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선박 호실적에 힘입어 역대 8월 최대 실적인 108억9천만 달러(15조1719억 원)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지생산 확대, 수입선 다변화, 공급과잉 등을 겪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16.3%와 13.4%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은 반도체 산업 관련 제도 정비와 투자가 늘어나며 47% 증가했고 선박 수출은 359.9%로 크게 늘어났다.

중동으로 가는 수출은 1.0% 증가한 14억 달러(1조9504억 원)로 1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으며, 독립국가연합(CIS) 수출은 9.2% 증가한 11억2천만 달러(1조5603억 원)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했으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증가하며 전년 동월과 비슷한 수준인 110억1천만 달러(15조3391억 원)를 기록해 2개월 연속 110억 달러(15조3252억 원)를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일반기계(-17%)·무선통신기기(-10.2%) 등 대다수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으나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반도체 수출이 10.9% 증가하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미국으로 가는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12.0% 감소한 87억4천만 달러(12조1765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주요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는 증가세를 보이며 감소폭을 일부 완화했다.

EU로의 수출은 1·2위 품목인 자동차와 선박 수출이 78.9%와 2.9% 늘며 호조세를 보였으나 일반기계·석유화학·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줄었다.

대일본 수출은 전년 대비 5.2% 감소한 23억7천만 달러(3조3018억 원)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이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19.5% 감소했고 철강 수출 역시 철강재 수요가 줄어 12.4%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월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양대 수출품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며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며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확고한 경쟁력과 수출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