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추진하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이 노조의 반발에 직면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처우개선을 놓고 노사 양측의 의견차이가 커 임금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노조가 투쟁수위를 높여 9월 총파업까지 계획한 가운데 사측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6개월 뒤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대상을 ‘회사의 주요 경영판단’으로 확대함에 따라, HD현대 그룹의 조선 계열사 합병과 해외 거점 투자 확대가 노조의 핵심 쟁의 대상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정기선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겸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한국-미국 조선협력 ‘마스가’ 프로젝트의 가속화와 중국에 빼앗긴 조선업 점유율 탈환을 위해 던진 조선 계열사 합병 승부수가 자칫 노조 반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HD현대중공업 노사 양 측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이 올해 임금협상의 새로운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지난 27일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합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세워 두 조선 계열사 산하의 해외 조선소를 산하에 두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 합병 발표는 문제가 있다”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노조가 공동 대응·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전 조합원 4시간 파업을 벌였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만족스러운 결론이 도출되지 않자 행동에 나선 것인데, 9월에는 투쟁수위를 높여 총파업에 나설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노조 고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HD현대중공업 노동자는 HD현대미포로 전출을, HD현대미포 상선 부문 노동자는 특수선 사업으로 이동하게 돼 노동환경이 불안정해 진다"며 "노조는 합의 없는 인사 이동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해외사업장 확대에 따른 국내 일감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 필리핀 수빅조선소, HD현대비나(두산비나)가 국내 울산 사업장의 건조 물량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 합병 이후에 상선 부문 소속 인력의 특수선 부문으로 재배치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력 재배치와 관련해 “사업 내용이 바뀌면 투자도 바뀔 수 있고, 인력 재배치도 있을 수 있지만, 노사 합의 절차를 지킬 것”이라며 “중국에서 주력하는 중형 선박 위주로 해외 조선소에 일감 주겠다는 것이고, 국내에서는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건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 5월20일 2025년도 임금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HD현대중공업 올해 노사는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데, 노조는 임금협상 교섭에서 HD현대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마련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투표결과 부결됐다. 노조는 회사의 견조한 실적 전망을 근거로 더 높은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부결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13만3천 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천 원 포함) △격려금 520만 원 지급 △약정임금 100% 규모의 특별 인센티브 지급 △2025년 경영성과급 지급(분배 기준은 향후 논의) △휴양시설 운영비 20억 조성 등이었다.
노사 양측이 임금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시행을 6개월 앞둔 ‘노란봉투법’이 노조에 요구에 싣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대상에 ‘경영진 주요 의사결정’을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 해외 조선소에 일감을 분산시키겠다는 그룹의 구상이 노조에 반발에 부닺힐 수 있는 것이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노조와 (HD현대중공업 , HD현대미포 합병과 관련해)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