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로 신약개발 사업 자체가 혁신", 임상 성공률 높이는 '게임 체인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8/20250827171807_156608.png)
▲ 박효진 글로벌데이터 이사(사진)가 27일 AI를 활용한 글로벌 신약개발 동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문가들은 특히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임상 단계에서 AI 기여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효진 글로벌데이터 이사는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정책 포럼에서 “AI를 통한 신약 개발 사업 자체가 혁신”이라며 “AI는 황금기에 진입했으며 내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AI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1년 이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기술로 평가된다.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머크, 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타겟 발굴과 임상시험 디자인 효율화를 위해 AI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계약 규모도 4억 달러, 14억 달러 등으로 높아 AI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을 한껏 보여준다.
박 이사는 “국내에서도 온코크로스, 스탠다임,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선두 AI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국책 과제 확대와 함께 투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진선 파로스아이바이오 센터장도 AI 신약개발의 빠른 발전을 직접 체험했다고 전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플랫폼 ‘케니버스’를 기반으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현장] "AI로 신약개발 사업 자체가 혁신", 임상 성공률 높이는 '게임 체인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8/20250827172417_202741.png)
▲ 권진선 파로스아이바이오 센터장(사진)이 AI를 활용한 비임상과 임상단계 신약개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AI-PI는 제약·바이오 산업 내 인공지능 적용 관련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 실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사례 및 데이터 과학 문제 해결법을 논의하는 행사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권 센터장은 “5~6년 전까지만 해도 CEO나 연구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AI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AI의 적용은 신약개발의 전 주기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박 이사는 신약 개발의 전 주기, 즉 초기 발굴부터 판매 이후까지 AI가 광범위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깃 발굴 단계에서의 AI 활용은 업계 전반에서 활발히 조명되고 있는데, 최근 신약 승인 시 작용기전(MOA) 증명 요구가 높아지면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약효가 있고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만 증명하면 승인받을 확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작용기전(MOA)을 정확히 규명하고 실제임상데이터(RWD) 등 많은 자료를 요구한다”며 “AI는 타깃 발굴과 MOA 규명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단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임상 단계에서도 AI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권 센터장은 “AI 영향력은 초기 발견 단계를 넘어 임상시험 단계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특히 신약개발의 ‘데스밸리’로 불리는 임상2상 이후 단계에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 성공은 정교한 프로토콜 설계에서 시작된다”며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설계는 환자 모집을 어렵게 하고, 프로토콜 수정 시 건당 50만 달러 비용과 약 3개월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는 임상 전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해 프로토콜 수정을 줄일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박 이사도 “AI가 적용되면서 가장 많이 변한 영역은 임상시험”이라며 “임상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약물이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는 말도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AI는 비임상 단계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가노이드(인공장기)를 활용해 동물실험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오가노이드 활용 과정에서 AI가 접목돼 임상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진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 이후 인허가 단계에서도 규제 선정과 리스크 분석을 지원하는 AI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후 영업·마케팅과 제조 자동화 등에서도 AI 기반 고도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양질의 학습 데이터 부족 △AI 인재 확보의 어려움 △윤리적·법적 규제 미비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권 센터장은 “연봉 차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T) 분야 인재가 생명공학기술(BT)로 유입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BT 업계에서 IT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관련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윤리적·법적 규제 제약이 있어 AI 학습에 허들이 존재하지만, 다양한 알고리즘 발전으로 이런 한계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