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이번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추가 증인심문에서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과 이종욱 KD코퍼레이션 대표 등 현대차의 납품특혜 관련 증인들을 채택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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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가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가 19일까지 기일을 지정한 만큼 추가 증인심문을 진행할 경우 김 부회장과 이 대표 등은 23일 이후에 증인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국회 탄핵소추위원회가 황창규 KT 회장과 황은연 포스코 사장, 차은택씨 그리고 김종 전 문화부 차관 등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탄핵소추위원회와 박 대통령 대리인단 모두 현대차의 납품특혜 관련 증인들을 채택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회 탄핵소취원회는 김 부회장을,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헌법재판소의 심리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헌법재판소가 현대차의 납품특혜를 다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전달받았고 김 부회장의 지시로 현대차 측에서 먼저 KD코퍼레이션에 전화를 걸면서 두 회사의 납품계약이 성사됐다고 검찰은 안 전 수석 등의 재판에서 주장했다.
최순실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은 현대차 협력회사 명단에도 없던 회사였지만 최씨의 입김으로 지난해 9월까지 모두 10억5천여만 원 상당의 제품을 현대차에 납품했다.
김 부회장은 최순실씨 소유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의 광고물량을 따내는 데도 현대차 내부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 대통령의 단독면담 자리에 동행했으며 단독면담이 끝난 뒤 안 전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의 회사소개 자료를 건네 받으면서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가 광고를 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 달라”는 말을 들었다.
그 뒤 김 부회장은 현대차 광고담당 직원에게 안 전 수석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현대차는 당시 계열사인 이노션과 중소 광고회사 몇 군데에 광고물량을 주문하기로 확정된 상황이었는데 이노션 대신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일감을 주기로 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4월과 5월 두 달 동안 70억 원 상당의 현대차 광고 5건을 수주해 9억 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김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맡은 역할이 큰 만큼 현대차그룹은 김 부회장의 증인채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추가 증인심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아닌 다른 기업 관계자들도 추가 증인으로 신청됐다”며 “김 부회장이 추가 증인으로 설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