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가 맡은 한글과컴퓨터 아버지 때와 뭐가 다를까, 사업 재편의 마지막 퍼즐 AI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오른쪽)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한컴의 대표 서비스로 내세운다. 사진은 2월20일 김 대표가 임태건 네이버클라우드 전무와 전략적 협력을 논의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글과컴퓨터>

[비즈니스포스트] 한글과컴퓨터(한컴)는 2022년 한컴MDS(현재 MDS테크)를 매각했다. 2021년부터 한컴을 이끌게 된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가 내걸었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었다.

한컴MDS는 당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특정 기기나 시스템 내부에 포함되어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의 개발 툴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였다. 

김연수 대표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데이터 사업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계열사였던 셈이다.

당시 한컴은 한컴MDS를 1050억 원가량에 넘기면서 “매각대금을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2022년 이후 반토막 난 한컴의 소프트웨어부문 매출, 한컴MDS 매각의 여파

문제는 한컴MDS가 2021년 기준 한컴 SW부문 매출의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매출 기여도가 높은 계열사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매각이 마무리되고 한컴의 SW부문 매출은 전년도 매출 2507억 원에서 1431억 원으로 43%가량 줄어들었다. 2020년에 SW부문 매출이 2353억 원으로 2천억 원대 수준을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당장 1천억 원대로 급격히 낮아진 것이다.  

2023년에도 SW부문 매출은 1265억 원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4년에는 1712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증가했지만 매각 이전 매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김연수 대표의 ‘한컴 리빌딩’이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연수 한컴의 중심으로 내건 SaaS, 한컴MDS 빈자리 채우기엔 여전히 부족

김연수 대표가 취임 이후 한컴의 대표 사업으로 내세우는 것은 ‘글로벌-데이터-서비스’다.

김 대표는 이 사업분야 가운데서도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를 한컴의 대표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SaaS는 소프트웨어를 설치 과정 없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말한다. 

이에 따라 김 대표 취임 이후 SW부문 매출에서 구독형의 매출 규모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22년 669억, 2023년 715억, 2024년 862억으로 해마다 평균 10%이상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SW부문의 전체 매출 규모는 한컴MDS 매각 이전의 2천억 원 대를 훌쩍 넘기는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2022년 1431억 원, 2023년 1265억 원, 2024년 1712억 원으로 아직까지 SW부문 최고 수준의 매출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 한컴 미완의 리빌딩, 김연수 마지막 퍼즐 AI에서 찾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고 김 대표가 내세우는 것이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제품에 단지 AI 솔루션을 추가하는 것뿐 아니라 독자적인 AI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 행보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일 발표한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에 도전할 다섯 개 기업 및 컨소시엄 가운데 한컴이 포함된 것을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한컴은 LG AI 연구원이 주관사인 LG 컨소시엄에 포함된 10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참여한다. 한컴이 포함된 LG 컨소시엄은 ‘K-엑사원’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5월16일 웹으로 진행한 ‘한컴 AI 솔루션 세미나’에서 “대표를 맡은 이후 (한컴의) 가장 큰 변화의 기반에는 제품의 변화가 있다”고 말하며 지난해 9월과 12월 연달아 출시된 AI 기반의 한컴독스AI, 한컴어시스턴트, 한컴피디아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컴은 14일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연결기준 SW부문 매출 974억 원을 거둔 것으로 공시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실적을 올린다 하더라도 AI 제품 출시 이후 뚜렷한 성과가 가시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