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활용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새 소프트웨어 기능을 추가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지만 자체개발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에서 차별화하고 고성능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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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3일 “갤럭시S8에 탑재가 유력한 새 기능이 삼성전자와 MS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획기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외신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차기 스마트폰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 PC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 기능 ‘삼성 데스크톱 익스피리언스’가 탑재된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모니터화면에 연결한 뒤 여러 프로그램 창을 띄워 PC용 운영체제와 동일하게 멀티태스킹 작업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설명됐다.
MS가 윈도10에 적용해 윈도 스마트폰과 PC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컨티넘’과 애플이 아이폰과 컴퓨터 맥 시리즈를 연결하는 ‘핸드오프’ 기능과 유사한 방식이다.
MS는 올해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서피스폰’에 이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면 모바일과 PC환경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를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이런 기능은 MS와 애플 등 자체 모바일과 PC 운영체제를 갖춘 기업들만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자체 소프트웨어로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UI) ‘터치위즈’를 ‘삼성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으로 재편할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런 새 기능 탑재와도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브스는 “MS의 운영체제 지배력은 그동안 클라우드 등 연계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으로 평가받았는데 삼성전자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우월한 평가를 받는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이런 차별화요소가 희석되면 애플이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클라우드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한 뒤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클라우드 ‘삼성클라우드’를 내놓았다. 새 기능 탑재를 계기로 모바일기기와 PC의 연동에 필수적인 클라우드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자체 서비스의 강화는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른 제조사들과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약점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자체개발한 보안서비스 ‘녹스’와 모바일결제 ‘삼성페이’ 등의 서비스 탑재를 늘리며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기능을 계속 내놓고 있다.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비브랩스를 인수해 구현하는 인공지능 음성인식서비스의 적용도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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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새 기능 '삼성 데스크톱 익스피리언스'. <올어바웃윈도폰> |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뒤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에 재도전하는 시점에서 업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새 기능 탑재는 갤럭시 브랜드를 돋보이게 할 강력한 한 수”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고성능 프로세서와 8기가의 대용량 램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PC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고성능 스마트폰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자체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발전은 향후 출시가 유력한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현대증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접으면 스마트폰, 펴면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형태를 바꿀 때 자체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램을 곧바로 연동할 수 있다면 접는 스마트폰의 실제 활용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풀 수 있다.
포브스는 “PC처럼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새로운 발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은 유력해졌다”며 “업무용 태블릿에서 경험도 많은 만큼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