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 가문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명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이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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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범삼성가 오너들이 이재현 회장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지난 19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28일 알려졌다.
탄원서에 이재현 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았고 현재 수감생활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인 점을 감안해 재판부의 선처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이 회장 공백으로 CJ그룹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탄원서에 범삼성 가문 인사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여했다.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의 부인 이영자씨도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인 이맹희 전 회장의 아들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이다.
이 회장은 평소 “선대 이병철 회장님의 자랑스러운 장손이 되고자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 18년은) 밤낮으로 일만 했던 세월이었다”며 삼성가의 장손이라는 점을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
이병철 회장은 이맹희 전 회장을 내치고 후계자로 이건희 회장을 지목했지만 이재현 회장은 장손이라고 아껴 제일제당을 맡겼다.
특히 이번 범삼성가의 이재현 회장 탄원서 제출은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회장 사이에 벌어진 유산상속 다툼을 뒤로 하고 범삼성가의 유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회장은 유산상속을 놓고 법정싸움을 벌였는데 지난 2월 재판에 진 이맹희 전 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소송은 일단락됐다. 이건희 회장은 당시 “가족간 화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이맹희 명예회장도 “소송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라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문제로 회사와 관련 없다”며 “가족간 정리를 생각해 선처를 호소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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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이재현 회장은 탈세와 배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후 건강악화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항소심을 진행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공판에서 “살아서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회장 변호인도 “이 회장의 수명은 10년 미만의 시한부 삶”이라며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에 대한 선고재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