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리온 주가가 2년여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오리온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 위한 체제 전환을 마치고 올해 공격적 영업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 증가에 맞춰 대규모 증설 투자에 들어간다. 이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코스피시장에서 오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0.09% 내린 10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3년 6월 12만 원대를 기록하던 오리온 주가는 올해 6월 11만 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 주가가 11만 원 안팎에서 120만 원대로 뛰며 황제주에 등극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리온은 삼양식품과 함께 탄탄한 해외사업을 바탕으로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 식품업체다.
지난해 오리온과 삼양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해당하는 비중은 각각 65%, 77%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오리온 17.5%, 삼양식품 19.9%였다. 국내 식품업계 ‘꿈의 영업이익률’로 여겨지는 10%를 한참 넘어서는 수치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104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연간 매출 3조 원을 달성했다.
다만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2.0%를 기록한 뒤 2023년 1.4%, 지난해 6.6%를 보였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과거 높은 해외 비중으로 K-푸드 대장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 2년 동안 외형 성장이 부진하며 주가도 약세를 나타냈다”고 바라봤다.
오리온은 지난해 3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고켐바이오 지분 25.7%를 총 5485억 원에 인수했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는 앞으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한 축을 이룰 것이며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에 인수된 뒤에도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가 인수 이전보다 2배 넘게 뛰었다. 오리온이 보유한 리고켐바이오 지분 가치는 96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아직 시장의 평가는 보수적이다. 리가켐바이오가 기술이전 성과로 실적을 개선하면서 오리온과의 시너지 관련 우려가 걷히고 있지만 오리온 주가는 인수 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머물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중국시장에서 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치며 실적 개선을 노리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 확대에 맞춰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오리온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중국시장에서 대형마트, 온라인, 벌크(낱개 포장) 판매 채널의 간접영업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중국은 영토가 넓고 유통 구조가 복잡해 기업형 도매상인 ‘경소상’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간접영업 체제가 효율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오리온은 기존에 직접영업도 병행했었지만 지난해 이를 모두 간접영업 체제로 바꿨다. 경소상을 통하면 소도시로 판매지역을 확장하는데 유리하다.
오리온은 올 하반기 중국에서 간식점, 이커머스 등 고성장 채널에 맞춘 전용 제품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전문 경소상 개발 및 거래처 확대 등 영업력을 강화해 외형을 키울 계획을 세웠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에서 간접영업체제 전환이 마무리됨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4월 총 83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중장기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 46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중순 충북 진천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진천 통합센터) 착공에 들어간다. 준공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20%가량 증가하는데 이는 대부분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지 못한 지역 수출 물량 대응에 활용된다.
오리온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에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으로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수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진천 투자 발표는 앞으로 국내 고정비 축소와 글로벌 수출 대응력 강화라는 이중 효과를 통해 오리온의 구조적 체질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 확대 레버리지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분석했다.
오리온은 나머지 3700억 원 중 현지 공장 가동률이 120%를 넘어선 러시아에 240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고, 베트남에도 1300억 원을 들여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컴퍼니에 따르면 오리온의 적정주가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14만8765원으로 집계됐다.
조상훈 연구원은 “오리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0배로 지나친 저평가 국면”이라며 “앞으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등이 가시화하면 프리미엄 구간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관련해 “기업가치 본질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식품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성장 동력인 바이오사업의 기반을 충실히 다져 건강한 성장을 이갈 것”이라며 “더불어 성장에 기반한 배당 확대 정책을 펼쳐 주주가치를 지속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오리온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 위한 체제 전환을 마치고 올해 공격적 영업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 증가에 맞춰 대규모 증설 투자에 들어간다. 이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오리온이 최대 시장 중국에서 실적 확대와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
19일 코스피시장에서 오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0.09% 내린 10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3년 6월 12만 원대를 기록하던 오리온 주가는 올해 6월 11만 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 주가가 11만 원 안팎에서 120만 원대로 뛰며 황제주에 등극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리온은 삼양식품과 함께 탄탄한 해외사업을 바탕으로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 식품업체다.
지난해 오리온과 삼양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해당하는 비중은 각각 65%, 77%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오리온 17.5%, 삼양식품 19.9%였다. 국내 식품업계 ‘꿈의 영업이익률’로 여겨지는 10%를 한참 넘어서는 수치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104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연간 매출 3조 원을 달성했다.
다만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2.0%를 기록한 뒤 2023년 1.4%, 지난해 6.6%를 보였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과거 높은 해외 비중으로 K-푸드 대장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 2년 동안 외형 성장이 부진하며 주가도 약세를 나타냈다”고 바라봤다.
오리온은 지난해 3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고켐바이오 지분 25.7%를 총 5485억 원에 인수했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는 앞으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한 축을 이룰 것이며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에 인수된 뒤에도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가 인수 이전보다 2배 넘게 뛰었다. 오리온이 보유한 리고켐바이오 지분 가치는 96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아직 시장의 평가는 보수적이다. 리가켐바이오가 기술이전 성과로 실적을 개선하면서 오리온과의 시너지 관련 우려가 걷히고 있지만 오리온 주가는 인수 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머물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중국시장에서 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치며 실적 개선을 노리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 확대에 맞춰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 오리온 베트남 공장 전경. <오리온>
중국은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오리온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중국시장에서 대형마트, 온라인, 벌크(낱개 포장) 판매 채널의 간접영업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중국은 영토가 넓고 유통 구조가 복잡해 기업형 도매상인 ‘경소상’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간접영업 체제가 효율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오리온은 기존에 직접영업도 병행했었지만 지난해 이를 모두 간접영업 체제로 바꿨다. 경소상을 통하면 소도시로 판매지역을 확장하는데 유리하다.
오리온은 올 하반기 중국에서 간식점, 이커머스 등 고성장 채널에 맞춘 전용 제품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전문 경소상 개발 및 거래처 확대 등 영업력을 강화해 외형을 키울 계획을 세웠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에서 간접영업체제 전환이 마무리됨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4월 총 83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중장기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 46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중순 충북 진천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진천 통합센터) 착공에 들어간다. 준공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20%가량 증가하는데 이는 대부분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지 못한 지역 수출 물량 대응에 활용된다.
오리온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에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으로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수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진천 투자 발표는 앞으로 국내 고정비 축소와 글로벌 수출 대응력 강화라는 이중 효과를 통해 오리온의 구조적 체질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 확대 레버리지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분석했다.
오리온은 나머지 3700억 원 중 현지 공장 가동률이 120%를 넘어선 러시아에 240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고, 베트남에도 1300억 원을 들여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컴퍼니에 따르면 오리온의 적정주가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14만8765원으로 집계됐다.
조상훈 연구원은 “오리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0배로 지나친 저평가 국면”이라며 “앞으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등이 가시화하면 프리미엄 구간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관련해 “기업가치 본질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식품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성장 동력인 바이오사업의 기반을 충실히 다져 건강한 성장을 이갈 것”이라며 “더불어 성장에 기반한 배당 확대 정책을 펼쳐 주주가치를 지속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