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출시지연으로 내년 1분기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겠지만 갤럭시S8 출시지연에 따라 스마트폰, 시스템반도체, 올레드패널사업 등에서 실적부진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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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6조5천억 원, 영업이익 7조6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4분기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2% 줄어드는 것이다.
갤럭시S8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전체적인 실적이 4분기보다 뒷걸음질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년 동안 갤럭시S시리즈를 1분기에 출시했으나 내년 선보일 갤럭시S8은 안전성 강화를 위해 2분기에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마트폰사업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IM부문은 물론 갤럭시S8에 부품을 공급하는 시스템반도체사업과 올레드패널사업 등도 내년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IM부문은 내년 1분기에 매출 20조6천 원, 영업이익 1조9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4분기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11% 줄어드는 것이다.
패널사업을 담당하는 DP사업부문은 내년 1분기에 매출 5조9천억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4분기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8% 감소하는 것이다.
IM부문과 DP사업부문은 갤럭시S8의 출시지연과 갤럭시S7의 판매감소로 수익성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플래그십제품은 수익성이 좋아 매출보다 영업이익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은 겨울 비수기에 LCD 등 핵심부품의 가격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CE부문은 내년 1분기에 매출 10조1천억 원, 영업이익 4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 4분기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53% 줄어드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실적이 전 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 데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반도체와 패널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8조5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갤럭시노트7의 직격타를 맞은 3분기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64%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일 전날보다 0.95% 오른 181만2천 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80만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가를 새롭게 썼다.
장중 한때 182만 원에 거래되며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81만9천 원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출시지연 가능성이 높아 단기 실적호조와 중장기적 실적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195만 원을 유지했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목표주가로 200만 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