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해외직구족 잡기에 나섰다. 자회사 이하넥스의 미국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해 좀더 저렴한 가격에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진그룹은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업에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직구족이 크게 늘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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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그룹은 25일 미국 포틀랜드에 물류센터를 신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물류센터는 미국 오리건주 북서부에 위치한 포틀랜드에 700평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 물류센터는 오는 9월1일 개장한다. 이곳에서 연간 5천 톤의 화물을 보관할 수 있다.
한진그룹은 이 물류센터를 그룹의 해외 배송대행 전문브랜드 ‘이하넥스’(eHanEx)를 위해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할 때 물건을 대신 수취하는 장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하넥스는 구매자가 주문한 물건에 하자가 없는지 검사하고 다시 포장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물건을 들여온다. 이후 소비자에게 물건을 최종배송하면 역할이 끝난다. 일반적인 구매대행업체의 프로세스다.
이하넥스는 포틀랜드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미국 뉴저지와 LA에 이어 미국에 세 곳의 배송대행지를 갖추게 됐다. 이외에도 일본 도쿄에 또 한 곳의 배송대행지가 있다.
포트랜드의 물류센터가 주목받는 것은 판매세(Sales Tax) 때문이다. 미국은 지역마다 판매세가 다르다. 이하넥스의 기존 물류센터가 위치한 뉴저지나 LA와 다르게 포틀랜드는 모든 물건에 판매세를 붙이지 않는다.
한진그룹은 “포틀랜드를 비롯한 오리건주는 현지 상품에 대한 판매세가 없다”며 “가격에 민감한 직구(해외직접구매)족에게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대행 업계 1위 ‘몰테일’은 2009년 중순 사업을 시작했으나 한진그룹은 1년6개월 가량 늦은 2010년 12월 이하넥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년 동안 한진그룹은 대기업의 자본력을 활용해 역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한진그룹은 그동안 배송대행 서비스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는 물류센터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이하넥스의 물류센터는 미국 3곳(신규 물류센터 포함), 일본 1곳으로 총 4곳이다.
반면 업계 1위 몰테일의 물류센터는 미국 3곳, 독일 1곳, 일본 1곳, 중국 1곳이다.
한진그룹은 올해 초부터 아마존에서 구매하고 배송대행 업체로 이하넥스를 선택하면 배송비를 30%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배송대행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이는 작년과 재작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주 금요일) 세일 때의 직접구매 열풍 때문이다. 기존 물품을 최대 90% 싸게 할인하다보니 관세와 배송대행료를 지불해도 해외 직접구매가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동안 삼성 65인치 스마트TV를 미국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하면 미국가격(160만원) + 관세(32만원) + 배송대행사의 운송료(25만원)를 더해 총 215만원에 살 수 있었다. 반면 이 제품의 국내 가격은 450만원이었다.
한진 관계자는 “2010년 말부터 이하넥스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그간 성과가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배송비를 내려 해외직구 배송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