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체제에서 경제컨트타워를 놓고 불안한 시선이 높은 상황에서 기재부의 양 날개인 두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어떻게 중심을 잡아갈지 주목된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 동기인데 어떤 팀워크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14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최상목 기재부 1차관과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탄핵정국에서 경제컨트롤타워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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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과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
1차관은 경제정책과 세제를, 2차관은 예산·재정을 총괄하고 있어 서로 역할은 다르지만 흔들림없이 경제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방침은 다르지 않다.
최 차관은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주요 투자은행(IB) 간담회에 참석한데 이어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과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했다.
최 차관은 “최근 정치상황 등 대내외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경제는 부총리를 중심으로 흔들림없이 정책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차관은 11일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선제적인 대응하기 위해 긴급 재정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송 차관은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국가경제를 뒷받침해 온 재정은 공백없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정치 및 대외활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 부총리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나기로 돼 있었지만 탄핵 이후에야 유임이 결정됐다.
유 부총리는 12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면담했고 15일에는 미국 상공회의소 및 투자기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또 15~16일에는 주한 일본대사, 영국 재무장관과 잇따라 회동한다. 앞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꾸리게 될 수도 있어 유 부총리의 대외활동 폭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두 차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최 차관과 송 차관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82학번 동기다. 두 사람은 행시 29기 동기이기도 하다. 행시 동기가 나란히 기재부 차관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올해 1월 최 차관이 송 차관에 이어 기재부 차관에 오르면서 두 사람의 호흡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두 차관은 전문성을 갖춘 정통관료로 관가에서 장관후보로 손꼽힌다. 올해 조경규 환경부 장관이 행시 29회 출신으로 첫 장관에 올랐는데 이전까지 두 차관 가운데 한명이 행시 동기 가운데 처음으로 장관에 오를 것으로 기대받았다.
이런 고려하면 두 사람은 탄핵정국이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내각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탄핵정국에서 두 사람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다.
탄핵정국에서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의 역할도 중요하다. 강석훈 경제수석은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으로 기재부 차관들과 동기다.
강 수석은 13일 열린 국무회의에 청와대 비서실에서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번 국무회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주재한 첫 국무회의였는데 강 수석은 공석인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대행자격으로 배석했다.
강 수석은 청와대와 총리실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 체제가 길어질수록 강 수석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연스레 기재부 차관들과 협업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