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제주소주’를 손에 넣었다.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 인수로 종합주류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생수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다.
이마트는 “6월에 제주소주와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약 6개월간 협의와 실사를 거쳐 이번에 최종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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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제주소주 인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제주소주가 제주도 내에서 탄탄한 향토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수출채널의 확보를 통해 세계에 홍보될 수 있도록 기여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소주는 2011년 설립됐으며 2014년 ‘곱들락’(20.1도)과 ‘산도롱’(18도) 소주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하고 있는데 소주시장에까지 발을 들이게 돼 종합 주류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를 인수하면 국세청으로부터 소주 생산을 위한 신규 라이센스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 부회장은 손쉽게 소주시장에 발을 들였다”며 “소주는 맥주와 함께 가장 많이 소비되는 대표 주류제품인 만큼 제주소주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이마트 전체 주류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우선 제주소주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경쟁력있는 회사로 키우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제주소주는 지난해 매출 1억4천만 원, 순손실 32억 원을 냈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다.
제주소주는 13일부터 신입, 경력직 등 영업/마케팅, 인사/재무, 기술, R&D, 생산직무 40여명을 신규로 채용해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또 다양한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제주소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소주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앞으로 이마트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것”이라며 “경쟁력이 갖춰졌다고 판단되면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제주소주 인수로 생수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얻었다.
제주소주는 지하수 개발권(취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소주는 권리만 보유하고 있었을 뿐 따로 생수나 음료 사업을 벌이지는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하수 개발권까지 염두에 두고 제주소주를 인수한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소주사업 정상화에만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수 취수권 활용과 관련해 아직 어떤 계획도 세워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