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표결 결과에 따라 국내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결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부결될 경우 정국의 대혼란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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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일 “국내 증시에 대내적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이라는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 비로소 증시에 기초여건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 공식적으로 보고되면서 9일에 탄핵안을 표결하는 것이 확정됐다.
국내증시는 2004년 3월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표결이 가결됐을 때 크게 떨어졌지만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 결과는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표결은 갑작스럽게 추진된 반면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이 밝혀진 10월부터 논의돼 관련된 리스크가 국내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과 관련된 증시 흐름을 살펴보려면 브라질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탄핵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을 때 증시가 부진했는데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상승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부패 논란으로 4월17일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고 8월31일에 상원에서 최종승인됐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이 기간에 8.8% 상승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의 부패논란이 커졌던 2월에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던 점과 비교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한 뒤에는 국내증시에 글로벌 경기개선과 상장기업들의 이익증가 등이 반영돼 상승국면으로 다시 들어올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올해 안에 최대 208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이 부결될 경우 야당 의원들의 총사퇴와 국민들의 대규모 반발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국내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탄핵표결이 부결되면 촛불집회가 과격해지고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의 절대다수가 바라는 탄핵이 국회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향후 정국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코스피지수는 8일 전날보다 39.18포인트(1.97%) 상승한 2031.07로 장을 마감했다. 20거래일 만에 2030선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반영됐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45억 원, 기관투자자는 658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652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들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만8천 원(1.02%) 오른 179만 원으로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물산을 제외한 다른 모든 종목의 주가도 전날보다 1% 이상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0포인트(1.05%0 오른 584.6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하루 만에 580선을 다시 웃돌았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68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159억 원, 개인투자자는 4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