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하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에 방수기능과 고화소 카메라, 곡면화면의 ‘엣지’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요소를 대거 적용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격차가 줄어들면 보급형 제품이 수요를 잠식할 수 있는 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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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8일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A 시리즈에 하드웨어 변화를 대거 적용했다”며 “디자인과 성능이 모두 대폭 개선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란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내년 1월부터 글로벌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갤럭시A 시리즈 2017년 새 모델을 선보였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와 갤럭시A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뒤 올해 디자인을 유지하고 내부성능을 소폭 개선한 새 모델로 바꿔 출시했다.
하지만 내년 출시되는 모델에는 갤럭시S7에 적용했던 방수기능이 추가되고 최대 3기가 램과 1600만 화소 카메라, USB-C 충전단자가 탑재되는 등 대규모 변화가 발표됐다.
이날 공개된 모델은 갤럭시A3과 A5, A7인데 상위모델인 갤럭시A8 등에 곡면화면을 탑재한 ‘엣지’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출시한 뒤 곡면화면을 탑재한 갤럭시A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디자인과 성능이 모두 갤럭시S7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닮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최근 “엣지 디자인의 적용을 확대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정체성으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이런 변화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보급형 제품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수록 수요를 잠식당할 공산이 커져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해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보급형 라인업에 힘을 쏟는 것은 중국과 인도 등 스마트폰 가격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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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매체에서 공개한 갤럭시A시리즈 2017년 새 모델. <토란지> |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현지시장에 500~600달러 사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하드웨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지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인도 역시 스마트폰 수요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 특성상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시장확대가 더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과 디자인을 대폭 개선해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스마트폰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실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이익에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확대가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의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확대에 힘을 쏟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반등을 노리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8의 경우 인공지능 음성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차별화요소가 추가되는 만큼 중저가 라인업의 시장잠식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아직 확실히 공개되지 않아 실제 시장 반응은 미지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