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최순실씨 측근의 친척과 관련한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조 회장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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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
조 회장은 이 의원이 “6월 안 전 수석으로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고영태의 친척을 (대한항공) 제주지점장으로 발령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느냐”고 묻자 “제가 받지 않고 우리 대표이사(지창훈 대한항공 사장)한테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앞서 안 전 수석이 최씨의 부탁을 받아 지창훈 사장에게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근무하는 대한항공 고모 부장을 승진시켜달라고 청탁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고모 부장은 고영태씨의 친척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고모 부장이 실제 제주지점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다가 사내 성추행에 연루돼 징계를 받게 됐다”고 설명한 뒤 조 회장에게 “고모 부장이 퇴사할 때 안 전 수석이 구명 요청을 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조 회장은 “대표이사 보고에 따르면 요청을 했지만 회사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고 실제 그렇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신청을 앞둔 위기 상황에서 조 회장이 스위스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출장갔던 이유도 물었다.
조 회장은 “그때까지도 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마스코트 만드는 일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문성이 있어 일임했었다”며 “김 전 장관과 IOC가 마스코트와 관련해 이견이 있어 김 전 장관이 IOC를 설득하러 간 것”이라며 “조직위원장으로서 연결해주려고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당초 마스코트를 호랑이로 선정하려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로 바꾸라는 압박을 받아 IOC를 설득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회장은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이 ‘누슬리라는 업체를 아느냐’고 질문하자 “설계과정에서부터 장비대여와 관련해 시장 조사한 적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누슬리가 최씨와 관련있다는 얘기를 그때는 못들었고 최근에 뉴스를 통해서 들었다”고 덧붙였다.
누슬리는 최씨의 회사인 더블루K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회사다. 조 회장은 조직위원장 시절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천한 누슬리에 평창올림픽 관련 사업을 맡기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대가를 바라고 기금을 출연했냐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대표이사가 청와대에서 요청받았다고 해서 다른 기업들이 하면 같이 하라고 했다”며 “참고로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뮤지엄, 대영박물관에도 후원한 적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