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을 구입해 준 사실과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김 회장은 6일 열린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한화그룹은 2014년 4월26일에 한화갤러리아 명의로 8억3천만 원 상당의 독일 마장마술계 명마 두필을 구입했는데 어디에 썼느냐"고 묻자 “저희 승마장에서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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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장 의원이 “구입한 말 두필이 박원호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을 통해 승마협회 소속 마방으로 갔고 이를 정유라가 혼자서만 쓸 수 있도록 했다”고 추궁하자 김 회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장 의원이 “이 말로 훈련한 정유라가 2014년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자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장 의원은 “한화가 8억 상당의 말 두필을 구입해서 정유라에게 줬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며 “이 것이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모습이다”고 질타했다.
장 의원은 한화그룹이 정유라씨에게 말을 상납한 덕에 최근에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아왔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한화가 승마협회장을 유지하기로 한 뒤 정유라에게 말을 상납했고 이후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방산·화학기업을 인수했다”며 “(비선실세 등이 포함된) 연결고리를 통해 국내 대기업들이 빅딜을 하고 있는 현실이 대기업의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주고받으며 정유라씨를 특혜지원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4년 11월26일에 삼성그룹으로부터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만 2조 원이 넘는 초대형 양수도 계약이었다.
김 회장은 장 의원이 “말 상납과 빅딜과정 등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말하자 “미비한 점이 있으면 앞으로 보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 "2014년 구입한 말은 1필이며 이 말은 한화갤러리아 승마단에서 김동선 선수의 아시안게임에 사용한 뒤 폐사됐다"며 "정유라씨에게 말을 줬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또 한화갤러리아 승마단 직원이 덴마크에 직접 연락해 말을 구입했다는 내용에 대해 "2016년 현재 보유중인 말에 대한 자료를 의원실에 제출해 2015년 폐사된 말이 빠진 것"이라며 "정유라씨가 아시안게임에서 탔던 말은 정씨 부모 소유의 '로얄레드'라는 말이며 구입시기 및 경로가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