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에서 토요타의 신형 캠리 공세에 맞서 신형 그랜저를 투입해 쏘나타와 공동방어체제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토요타가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신형 캠리를 선보인다고 블룸버그는 1일 보도했다.
신형 캠리는 토요타의 신차 주기를 감안하면 완전변경모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형 캠리는 내년 3분기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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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캠리는 미국 중형세단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35만5204대가 팔렸다.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혼다 어코드는 31만1352대, 닛산 알티마는 28만2617대가 팔렸다. 쏘나타는 같은 기간 17만243대가 팔렸다.
신형 캠리의 등장에 맞서 경쟁사들도 중형세단의 개선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미국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해 신형 캠리의 공세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미국 단종설이 나오고 있는 신형 그랜저가 힘을 보탤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토요타는 2012년 한국에서 캠리를 출시하면서 경쟁차종으로 쏘나타와 함께 준대형 그랜저를 꼽은 적이 있다. 현대차는 상위 차급인 그랜저를 캠리의 경쟁차종으로 꼽은 데 대해 불편하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랜저에 대한 해외 완성차회사의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준대형 세단은 북미와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는 차급이기 때문에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 그랜저의 입지는 넓지 않다. 이 때문에 그랜저는 중동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해외에서 중형세단과 경쟁하면서도 밀리기도 한다.
현대차는 그랜저가 캠리와 비교되는 것이 못마땅하면서도 2011년 중국에서 아제라(그랜저의 해외명)를 출시하면서 캠리와 어코드 등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랜저는 미국에서 인기있는 차가 아니다. 올해 10월까지 4134대가 팔렸을 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세단의 인기가 식고 있는 데다 신형 캠리가 본격적으로 판매될 경우 쏘나타의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 차세대 쏘나타가 출시되기까지 3~4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현대차가 실적방어 차원에서 신형 그랜저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랜저는 낮은 판매량과 제네시스와 간접효과 때문에 미국에서 더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 고급세단인 G70이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내년 수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신형 그랜저가 미국에서 단종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그랜저가 국내에서 인기차량인 만큼 국내에서 공급이 안정화 된 뒤 수출되는 것이 수순”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