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대만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박성수 회장이 중국시장에 이어 대만시장을 공략한다. 박 회장은 철저한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이끌어냈는데 대만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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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이랜드그룹이 9월 초 대만의 101빌딩에 의류매장과 커피전문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연다고 19일 밝혔다. 101빌딩은 대만의 대표적 쇼핑센터인데 관광명소로 떠오를 만큼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01층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쇼핑센터에 여러 명품업체를 포함해 100개가 넘는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곳을 찾는 연간 관광객만 130만 명에 이른다.
이랜드는 이 건물에 캐주얼브랜드 ‘티니위니’와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후아유’, 커피전문점 ‘루고’를 연다. 세 매장을 합치면 총 1500㎡로 국내 패션기업으로 최대 규모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만 최고상권인 101빌딩 입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브랜드와 정면승부를 할 것”이라며 “2020년에 대만에서만 5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티니위니를 통해 중국에서 검증받은 고급화 전략을 다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개장하는 3개의 매장 중 티니위니 매장이 700㎡ 규모로 가장 크다.
중국에서 티니위니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앞세워 연매출 5천억 원 이상을 올린 효자브랜드다. 이랜드가 중국에 선보인 20여 개의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국내 티니위니 제품과 달리 고급원단을 사용하여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티니위니는 올해 초에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며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박 회장은 면세점 입점을 직접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국내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패션부문 매출 4조9천억 원 가운데 중국에서만 2조3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1분기 이랜드그룹이 패션부문에서 거둔 중국 매출액은 7200억 원으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매출 합계 6500억 원보다 많다.
이랜드는 매출뿐 아니라 중국시장에서 가장 입지가 탄탄한 국내기업으로 꼽힐 만큼 인지도가 높다. 중국 내 사회공헌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불리는 '중화자선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기업이미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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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의 101빌딩 |
박 회장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철저한 고급화와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이랜드 중국법인은 1994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100% 직영체제를 고수하면서 백화점 입점원칙을 단 한 번도 깨지 않았다. 모든 브랜드의 현지가격을 국내보다 30% 높게 책정했다. 매장 인테리어와 직원교육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또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위 취향을 고려해 매장의 로고 바탕색을 모두 빨간색으로 바꾸고 현지 브랜드 이름도 중국식으로 바꾸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거둔 성공신화를 대만에서도 이어가기로 했다. 한류열풍을 활용해 개장시점에 맞춰 슈퍼주니어와 f(x)의 팬사인회도 진행한다.
현재 대만의 의류시장은 원단시장을 합쳐 지난해 기준으로 3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수입의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SPA브랜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또 대만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한국 스타일이나 한국에서 제조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박 회장은 2012년 SPA브랜드로 전환하며 가격을 내린 후아유로 대만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SPA시장을 공략하고 대중성도 얻겠다는 복안을 품고 있다.